[서울=뉴시스]안경남 기자 = ‘무적 함대’ 스페인이 퇴장으로 10명이 뛴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를 꺾고 16년 만에 두 번째 월드컵 챔피언이 됐다.
스페인은 20일(한국 시간) 미국 뉴욕/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전후반 90분을 0-0으로 비긴 뒤 연장 후반 1분에 터진 페란 토레스의 천금 같은 결승골로 아르헨티나를 1-0 꺾었다.
이로써 스페인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우승 이후 16년 만에 두 번째 별을 가슴에 새겼다.
또 두 번의 월드컵 결승에서 모두 승리하며 결승전 승률 100%를 자랑했다.
아울러 남자 축구 A매치 38경기 연속 무패행진(29승 9무)을 달리며, 이탈리아(2018~2021년)를 제치고 최다 무대 신기록을 세웠다.
스페인의 마지막 A매치 패배는 2024년 3월 콜롬비아전 0-1 패배다.
반면 엔소 페르난데스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 아르헨티나는 통산 4번째 우승(1978, 1986, 2022년)에 실패했다.
또 역대 3번째이자 64년 만의 월드컵 2연패도 무산됐다.
‘라스트 댄스’를 꿈꿨던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는 개인 통산 세 번째 월드컵 결승에서 패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메시는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 준우승한 뒤 2022년 카타르 대회에서 첫 우승한 바 있다.
결승전답게 양 팀 모두 신중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스페인이 전방 압박으로 아르헨티나를 밀어붙이며 경기 주도권을 서서히 쥐어갔다.
또 우측에 포진한 라민 야말을 활용해 아르헨티나의 측면을 공략했다.
야말은 전반 5분 문전 침투 후 왼발 슈팅을 시도했으나,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아르헨티나는 경기가 풀리지 않자, 리오넬 메시가 자주 후방으로 내려오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로드리가 중원을 장악하면서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스페인은 전반 39분 미켈 오야르사발이 상대 페널티 에어리어 정면에서 왼발 논스톱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전반 43분에는 마르크 쿠쿠레야의 왼발 중거리 슈팅이 골문을 살짝 빗나갔다.
아르헨티나에는 전반 막판 부상 변수까지 생겼다. 전반 41분 옐로카드를 받았던 리산드로 마르티네스가 3분 뒤 그라운드에 주저앉았고, 니콜라스 오타멘디와 교체됐다.
전반전 기록에도 양 팀의 특징이 그대로 드러났다.
스페인은 363회의 패스를 시도했고, 89%의 높은 성공률을 자랑했다. 슈팅 숫자도 3개(유효슈팅 2개)였다.
아르헨티나는 198회 패스(성공률 78%)에 그쳤고, 슈팅은 단 한 개도 없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아르헨티나가 먼저 변화를 줬다. 니코 곤살레스 대신 레안드로 파레데스를 투입하며 중원을 강화했다.
이어 후반 13분에는 나우엘 몰리나를 빼고 곤살로 몬티엘을 내보냈다.
후반 초반 공세에도 골문을 열지 못한 스페인도 교체카드로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17분 오야르사발, 파비안 루이즈를 동시에 불러들이고, 페란 토레스, 페드리를 투입했다.
스페인의 공세가 계속됐으나, 아르헨티나의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아르헨티나는 수비진에 또 부상자가 발생했다.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몸에 이상을 느꼈고, 후반 25분 파쿤도 메디나가 대신 들어갔다. 또 동시에 줄리아노 시메오네도 조커로 나섰다.
스페인도 후반 30분 알렉스 비에나, 다니 올모가 나오고 니코 윌리엄스, 미켈 메리노가 들어갔다.
잇단 교체에도 경기 흐름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스페인은 후반 36분 공격 가담에 나선 아이메릭 라포르테의 헤더가 마르티네스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움츠리며 수비에 무게를 둔 아르헨티나는 메시를 활용해 간간이 역습을 노렸지만, 슈팅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오히려 연장전을 염두에 둔 듯 전원이 내려와 수비망을 더 두껍게 유지했다.
후반 막판 경기는 더 과열됐다. 아르헨티나가 모처럼 득점 기회를 잡았으나 무산됐고 스페인의 역습도 막혔다.
이 과정에서 아르헨티나 엔소 페르난데스가 스페인 파우 쿠바르시와 강하게 충돌하면서 두 번째 옐로카드를 받고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스페인은 후반 추가시간 야말의 왼발 프리킥이 마르티네스 골키퍼 손끝에 걸리며 머리를 감쌌다.
결국 승부는 90분을 지나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스페인이 연장 전반 3분 윌리엄스가 문전에서 결정적인 헤더를 시도했지만, 이번에도 마르티네스를 넘지 못했다.
연장 전반 6분에는 윌리엄스가 오른발 슈팅으로 아르헨티나 골망을 흔들었지만, 직전 메리노의 반칙이 지적돼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스페인은 연장 전반 9분 로드리, 라포르테 대신 마르틴 수비멘디, 에릭 가르시아를 투입했다.
아르헨티나는 3분 뒤 공격수 훌리안 알바레스를 빼고 마르코스 세네시를 투입해 수비를 보강했다.
스페인은 연장 전반 13분 메리노의 헤더가 골문 옆으로 흐르며 득점을 놓쳤다.
계속해서 아르헨티나 골문을 두드리던 스페인이 연장 후반 1분 마침내 골문을 열었다.
페드로 포로가 우측 지역에서 넘긴 크로스를 반대편에서 윌리엄스가 헤더로 떨궈줬고, 쇄도하던 토레스가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무려 20번째 슈팅 시도 끝에 터진 스페인의 득점포다.
연장 후반 9분 토레스가 한 차례 더 아르헨티나 골문을 여는 듯했으나, 오프사이드로 무산됐다.
아르헨티나는 연장 후반 12분에서야 메시의 발끝에서 이날 첫 슈팅이 나왔지만, 이마저도 메리노의 머리에 맞고 골문을 외면했다.
또 연장 후반 추가시간 세네시, 시메오네의 슈팅은 모두 골문 밖으로 향했다.
결국 스페인이 토레스의 결승골을 끝까지 잘 지키며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한편 이날 결승전을 앞두고는 모델 겸 배우 정호연이 스페인 테니스 스타 카를로스 알카라스와 함께 루이비통 앰버서더 자격으로 월드컵 트로피를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또 월드컵 사상 첫 하프타임 쇼에선 글로벌 슈퍼 그룹 방탄소년단(BTS)가 히트곡 ‘다이나마이트(Dynamite)’를 열창해 축구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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