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회화 닮은 풍경…강철규 ‘버림받은 숙주’ 개인전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구부러지고, 잠기고, 무너진다. 물속에 서 있는 인물, 몸을 접어 웅크린 형상, 자신의 반사를 응시하는 신체는 모두 ‘존재’가 아니라 ‘상태’에 가깝다. 이들은 특정 서사를 설명하지 않으며, 불안과 긴장이 지속되는 심리적 장면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개념과 회화가 맞물린, 유럽 회화를 연상시키는 심리적 풍경이다.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개인전을 연 강철규(36)의 ‘버림받은 숙주’는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흐리며 새로운 심리적 풍경을 보여준다.

서구 회화를 연상시키는 감각이지만, 한남대학교를 졸업한 MZ세대 작가로 2024년 금호영아티스트에 선정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번 전시는 갤러리 1층과 지하 1층에서 총 27점의 신작 회화로 구성됐다. 작가는 개인의 경험과 내면에서 발생하는 감각을 출발점으로, 감정과 기억이 이미지로 형성되는 순간에 주목해왔다. 사건을 재현하기보다, 감각이 응결된 장면을 구축하는 방식이다.

전시의 핵심 개념은 ‘숙주’다. 자아를 하나의 고정된 중심으로 보지 않고, 감각과 충동, 기억과 정서가 병렬적으로 작동하는 유동적 구조로 바라본다. 몸은 더 이상 주체가 아니라 다양한 감각이 통과하고 머무는 장소다.

이러한 인식 전환은 화면에도 반영된다. 작품 속 인물은 완전한 형태로 존재하지 않는다. 신체는 뒤틀리고 분절되며, 환경과 뒤섞인다. 풍경 역시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정서가 응축된 공간이다. 그의 회화는 해결이 아니라, 질문과 긴장이 사라지지 않는 장소다.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은 “작가는 사건을 직접 재현하기보다 감정과 기억이 이미지로 형성되는 순간에 주목해왔다”며 “이번 전시는 중심 이후 무엇이 가능한가를 묻고, 복수적 감각과 존재의 불확실성을 회화적 장 안에서 사유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6월 20일까지 열린다.

◆작가 강철규는?
1990년 경북 김천에서 태어나 한남대학교 조형예술학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미술학과에서 석사를 취득했다.

갤러리 인 HQ(2024), 챕터투(2022), 이응노미술관 신수장고 M2 프로젝트룸(2021),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2020), 갤러리 가비(2018)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뮤지엄헤드, 금호미술관, 쉐마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WWNN,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갤러리 바톤 등 주요 기관과 갤러리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여했다.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2020)와 화이트블럭 천안창작촌(2023) 레지던시에 입주 작가로 활동했으며, 2024년 금호영아티스트에 선정됐다.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을 비롯해 서울시립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아라리오컬렉션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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