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 김혜경 기자, 백유정 인턴기자, 이지은 인턴기자 = 치솟는 외식 물가에 주머니 사정이 가벼워진 청년들이 사찰의 공양간으로 모여들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이 운영하는 무료 급식 지원 사업 ‘청년밥心’이 대학가 주변 사찰을 중심으로 확산하며 청년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모습이다.
14일 정오 무렵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연화사 공양간. 배식 시작 전부터 입구에는 인근 대학생들이 긴 줄을 늘어섰다. 식당 내부는 금세 식사하러 온 청년들로 가득 찼고, 배식판을 든 학생들의 행렬은 끊이지 않았다. 연화사는 매주 화요일마다 청년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무료 점심 공양과 커피를 제공하고 있다. 이 사업은 과거 한 스님이 대학 강의 중 제자들의 식비 부담에 대한 고충을 들으면서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 초기만 해도 이용자는 20명 내외에 불과했으나, 최근에는 매주 100여 명에 달하는 청년들이 이곳을 찾는다. 입소문을 타고 방문객이 급증하자 사찰 측도 매주 100인분 이상의 음식을 넉넉히 준비하며 대응하고 있다.
이날 메뉴로 나온 느타리버섯 볶음과 두부조림, 사찰식 만두를 비운 학생들은 후식으로 제공된 과일과 보이차를 즐기며 잠시나마 여유를 만끽했다.
청년들이 사찰로 향하는 가장 큰 이유는 외식 물가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의 가격정보포털 ‘참가격’ 조사 결과, 지난 2월 기준 서울 지역의 칼국수 평균 가격은 9,962원으로 1만 원에 육박했다. 김밥 한 줄 가격 역시 1년 전보다 7% 이상 오른 3800원 선을 형성하고 있으며, 냉면과 비빔밥은 이미 1만원 시대를 연 지 오래다.

현장에서 만난 대학생들은 고물가의 압박을 고스란히 호소했다. 한 학생은 “학교 식당마저 한 끼에 6000~7000원까지 올라 매일 사 먹기에는 부담스럽다”며 “만원 한 장으로 점심 해결이 어려운 상황에서 사찰의 무료 공양은 가뭄의 단비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단순히 공짜라서 오는 것이 아니라, 채소 중심의 건강한 식단을 대접받는 기분이라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전했다.
사찰 측은 불교 동아리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해당 프로그램이 공유되면서 청년층의 참여가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연화사를 비롯해 홍익대, 고려대, 숭실대 인근 사찰에서도 ‘청년밥心’ 프로그램이 활발히 운영 중이다.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은 수도권에서의 호응을 바탕으로 향후 지방 사찰까지 사업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chkim@newsi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