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국왕, 동맹 위기 속 27~30일 美국빈방문…35년 만 의회 연설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이달 말 미국을 국빈 방문해 미 상·하원 합동의회에서 35년 만에 연설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비공개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버킹엄궁이 14일(현지 시간) 밝혔다.

버킹엄궁이 이날 공개한 세부 일정에 따르면 찰스 3세 국왕과 커밀라 왕비는 오는 27~30일 워싱턴DC, 뉴욕, 버지니아를 방문해 미국 독립 25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공식 일정을 소화한다.

국왕과 왕비는 미국 도착 후 트럼프 대통령 및 멜라니아 여사와 각각 비공개 회동한 뒤, 환영 행사와 군 사열 등이 포함된 공식 일정에 참석한다.

또 국왕은 1991년 모친인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 이어 영국 군주로서는 두 번째로 미 합동의회에서 연설할 계획이다.

이어 양국 군사 협력을 기념하는 국빈 만찬과 전몰 장병 추모 행사도 예정돼 있다.

국왕은 워싱턴 일정을 마친 뒤 뉴욕으로 이동해 9·11 희생자를 추모하고, 청소년 식량 지원 단체를 방문한다. 양국의 문화·경제적 유대를 강조하는 행사와 문학 유산을 기념하는 일정도 포함됐다.

버지니아에서는 원주민 공동체 및 환경 단체를 만난다.

이어 영국의 역외 영토인 버뮤다를 이틀간 방문할 방침이다.

BBC는 국왕의 이번 방문에 제프리 엡스타인의 성범죄 사건 피해자들을 만나는 일정은 포함돼 있지 않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국왕이 피해자들을 만나야 한다는 요구도 제기됐으나, 왕실은 현재 진행 중인 수사와 법적 절차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해 이를 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커밀라 왕비가 가정폭력 및 여성 폭력 문제 대응 단체 관계자들과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BBC는 덧붙였다.

이번 방문은 미국의 이란 전쟁과 관련해 미·영 간 ‘특별한 동맹’이 미묘한 긴장 국면에 놓인 가운데 이뤄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타머 정부가 이란 전쟁 개입을 거부한 것을 불평하며 “영국은 더 이상 최고의 동맹이 아니다”고 하기도 했다.

이에 영국 일부 의원들은 이런 상황에서 국왕의 방미가 적절한지 의문을 제기했으나, 버킹엄궁은 방문 계획은 지난달 확정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에 따라 이번 방문은 최근 긴장 상황 대신 양국 간 오랜 역사적 유대를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버킹엄궁은 “미국 독립 선언 이후 형성된 양국의 경제·안보·문화 관계를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국왕은 헌법상 정치에 관여할 수 없으며, 영국을 대표할 뿐 정부를 대변할 수는 없다.

◎공감언론 뉴시스 jwsh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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