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서울 송파구 잠실역 인근 임대형 창고에서 보관돼 있던 68억원 현금을 훔쳐 달아난 40대 남성이 체포됐다. 그는 해당 창고업체 중간관리자였으며 범행 전 사전 답사를 하고 범행 당일에는 폐쇄회로(CC)TV의 전원 뽑아 기록을 삭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존 현금이 들어있던 가방에는 ‘내가 누군지 알아도 모른 척 하라’는 내용의 메모지를 남기는 대범함을 보였다. 현재 피해금 추정 현금 가운데 40억원이 압수됐다.
10일 서울 송파경찰서는 임대형 창고에 침입해 현금을 절취한 40대 남성 A씨를 야간방실침입절도 등의 혐의로 구속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12일 오후 7시4분부터 다음날 오전 1시21분까지 약 5시간 동안 창고안에 있던 현금을 빼낸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현금을 자신의 아내 명의로 임대한 같은 건물내 다른 창고에 보관한 후 지난달 15일께 밖으로 가져가 경기 부천 중동의 한 건물에 은닉했다.
경찰은 지난달 27일 오전 2시께 피해자의 신고를 받았다. 피해자는 6개의 캐리어에 들어있던 현금 68억원이 사라지고 안에 A4 용지가 채워져있다고 신고했다.
이 중 캐리어 2곳에는 ‘내가 누군지 알아도 모른 척 하라. 그러면 나도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용의 메모가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사건 당일 CCTV의 전원을 뽑고 자신의 캐리어 4개에 현금을 담아 다른 창고로 옮겼다.
이에 임대형 창고의 주차장과 엘레베이터 CCTV를 통해 A씨를 유력한 용의자라고 판단해 지난 2일 오후 6시46분께 그의 거주지인 수원 노상에서 체포했다. 지난 5일 구속했으며 오는 11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A씨는 검거 후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했으나 다음날 은닉 장소에서 현금 40억1700만원을 발견하자 혐의를 인정했다.
그는 앞서 창고에 방문했다가 피해자의 캐리어가 열려있었으며 그 안에 현금이 있는 것을 알게됐다고 진술했다. 또 훔친 약 40억원 가운데 5000만~6000만원을 채무 변제에 사용했다고 했다.
경찰은 A씨 이외에도 관련 2명을 추가 입건해 관련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다. 피해자의 지시로 창고에서 현금이 든 캐리어를 가져왔던 30대 여성 B씨는 절도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당초 캐리어에 현금이 들어있는지 몰랐다고 진술했다가 이를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의자의 모친인 60대 여성 C씨는 경기 부천 중동의 은닉 장소를 마련해 장물죄 혐의를 받는다. C씨는 장소만 제공했을 뿐 현금인지 몰랐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CCTV의 전원을 뽑고 기록을 삭제했다는 점에서 A씨에 대해 재물손괴죄와 업무방해 등의 혐의를 추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향후 피해금의 정확한 액수와 출처 등을 명확히 확인하고 공범관계, 추가 은닉 피해금의 존재 여부 및 소재 등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angseob@newsi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