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베이징=뉴시스]구자룡 기자, 박정규 특파원 = 대만 라이칭더 총통이 올해 연례 군사훈련인 ‘한광훈련’에서 적의 참수 작전에 대비해 심야 비상 탈출 훈련을 받았다.
한관훈련에서 총통이 중국 인민해방군의 제거 공격 가능성을 가정한 대피훈련을 공개하기는 이례적이다. 올해 훈련은 5일부터 14일까지 진행 중이다.
라이 총통은 5일 밤 어둠을 틈타 방탄복과 헬멧을 착용한 채 장갑차(클라우디드 레오파드)를 타고 총통 집무실에서 안전한 지휘센터로 이동했다고 대만 중앙통신사가 보도했다.
이는 오랜 기간 시행되어 온 ‘완쥔 비상 계획’에 따른 조치였다.
카렌 궈 총통실 대변인은 “이번 ‘국방 전투 지휘 및 정부 기능 지속 훈련’은 정부의 지휘 체계, 부처 간 협력 및 비상 대응 체계를 점검해 위기 상황에서도 정부가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궈 대변인은 “이번 훈련의 목적은 정부가 다양한 비상 상황에 직면했을 때 효과적인 작전 수행 능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1월 미국이 특수작전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을 체포하고 2월 이란 공습으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가 제거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은 대만 지도부를 겨냥한 ‘참수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거세지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8일 전했다.
중국 인민해방군(PLA)은 수년간 대만 지도부 ‘참수 작전’ 훈련을 실시해 왔다고 SCMP는 보도했다.
네이멍구에 위치한 주리허 훈련 기지에는 적어도 2014년부터 타이베이 총통부 청사의 실물 크기 모형이 설치되어 있다.
최근 위성 사진은 중국 인민해방군 훈련 단지가 대만 사법원 건물과 지하 터널을 포함한 추가적인 군사 및 정부 시설의 복제품을 포함하도록 크게 확장되었음을 보여준다.
이는 도시 및 지도부 표적 작전을 위한 더욱 정교한 훈련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라이 총통의 전임자인 차이잉원 전 총통 역시 2016년부터 2024년까지 두 임기 동안 여러 차례 대피 훈련을 실시했다.
특히 취임 첫 2년 동안 6차례나 실시해 2023년에 실시된 훈련에서는 ‘여성 고위 인사 납치’ 상황을 가정해 이뤄졌다.
현지 언론은 올해 훈련에서 대만 지도부에 대한 위협 발생시 분산된 지휘 체계하에 대만군이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공식 영상에는 라이 총통과 고위 관리들을 태운 장갑차 행렬이 출입 제한 구역으로 진입하는 모습이 담겼다.
군 관계자들의 호위를 받으며 라이 총통은 합동 전투 지휘 센터에 들어가 작전 브리핑을 받고 회의를 주재했다.
완쥔 비상 계획은 대만 최고 지도부의 긴급 대피를 위한 것으로 지도부 제거 공격 발생시 생존을 보장하기 위해 8륜 클라우드 레오파드 장갑차와 미국산 UH-60M 블랙호크 헬리콥터 등이 동원된다고 SCMP는 전했다.
대만군은 훈련 엿새째인 10일 실탄 사격 훈련과 통신망 비상 대응 훈련도 진행했다.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대만군은 이날 오전 펑후 지역에 적군이 상륙하는 상황을 가정해 대응하는 실탄 사격 훈련을 했다.
펑후는 대만해협 서쪽에 있는 군도로 대만의 군사요충지다. 이번 훈련에는 M60A3 전차를 비롯해 155㎜ 곡사포, 120㎜ 박격포 등과 함께 드론도 동원됐다.
또 이날 대만 중부 지역에서는 이동통신망 감속 훈련도 이뤄졌다. 전쟁 등 돌발 상황 시 통신망 속도가 저하하는 경우를 가정해 일상적인 통신 사용과 의료·교통·금융·민생경제 등에 영향에 대응하는 훈련이다.
대응센터가 각 영역별 대응조와 후방 지원조를 설치해 공동으로 정비·감시·대응 업무를 하도록 했다. 오는 13일에는 대만 북부 지역에서 통신망 감속 훈련을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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