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기주 인턴 기자 = 아프리카 기술 개발자들이 미국 빅테크 기업의 인공지능(AI) 대신 중국 기업이 만든 저렴한 AI 모델로 돌아서고 있다. 아프리카 현장을 발판 삼아 중국의 글로벌 AI 영향력이 가파르게 커지는 모양새다.
지난 5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케냐, 우간다,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개발자들은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미국 기업의 폐쇄형 AI 모델보다 알리바바, 딥시크 등 중국 기업의 오픈소스 AI 모델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우간다 개발자 어니스트 음웨바제는 자국 내 다양한 언어를 처리하는 AI 시스템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미국과 중국 모델을 비교한 결과 알리바바 모델이 메타와 구글 모델보다 현지 언어 처리 능력이 뛰어났다고 설명했다. 비용이 저렴하고 자체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화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그가 개발한 ‘선플라워(Sunflower)’는 현재 우간다 전역에서 활용되며 농민들에게 현지 언어로 날씨 정보와 농작물 관련 조언을 제공하고 있다.
NYT는 지난 1년간 아프리카 전역의 수천 명 개발자가 중국 AI 모델을 활용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케냐에서는 법률·비즈니스 서비스용 AI 도구가, 나이지리아에서는 교육용 AI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다.
중국 AI 모델의 경쟁력은 낮은 비용과 높은 활용성이다.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미국 기업 모델은 이용료를 내야 하는 폐쇄형이지만, 중국 모델은 무료로 내려받아 수정·활용할 수 있는 오픈소스 형태가 많다.
NYT 분석에 따르면 AI 모델 플랫폼 오픈라우터에서 중국산 오픈소스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AI 사용량의 약 절반으로, 1년 전 25% 미만에서 크게 늘었다. 허깅페이스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오픈소스 AI 모델 25개 중 19개도 중국산이었다.
개발자들은 최신 성능보다 비용, 컴퓨팅 자원, 데이터 통제권, 맞춤화 가능성을 더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한 개발자는 중국 AI 모델 사용을 “집을 소유하는 것”, 미국 모델 사용을 “집을 임대하는 것”에 비유했다.
중국 정부도 AI를 영향력 확대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7월 상하이 AI 회의에서 중국 모델의 저렴함과 안정성을 강조했고, 케냐·에티오피아·남아프리카공화국 등과 AI 협력 협약을 맺었다.
다만 중국 AI 모델 확산을 둘러싼 우려도 있다. 데이터 보안과 중국 정부와의 연계성 문제가 제기되는 가운데, 일부 개발자들은 특정 국가 기술에 대한 의존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NYT는 아프리카 사례가 글로벌 AI 경쟁이 미국과 중국의 양강 구도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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