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백 대신 길거리 맛집 찾는다”…홍콩, 관광객 늘어도 수입은 반토막

[서울=뉴시스]이기주 인턴 기자 = 홍콩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회복되고 있지만, 관광객들이 쓰는 돈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크게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입법회 최신 연구 결과 지난해 홍콩 방문객의 지출액은 1975억 홍콩달러(약 35조원)로,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 3530억 홍콩달러(약 63조원)보다 44% 감소했다.

홍콩 관광업계는 관광객들의 소비 습관이 뿌리부터 바뀐 점을 주요 원인으로 지적한다.

과거에는 명품과 상품을 사러 올리는 ‘쇼핑 관광’이 중심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지역 문화 체험과 맛집을 탐방하는 여행객이 크게 늘었다. 홍콩 입법회 의원이자 중국여행사(홍콩) 회장인 페리 야오 박렁은 “관광객들이 더 오래 머물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체험형 행사 확대와 교통 편의 개선, 주변 지역과의 협력 강화를 촉구했다.

실제로 관광객 1인당 지출액도 줄었다. 지난해 숙박 관광객 1인당 평균 지출액은 5503 홍콩달러(약 100만원)로, 2018년 6614 홍콩달러(약 120만원)보다 감소했다. 당일 방문객 1인당 지출액은 같은 기간 2202 홍콩달러(약 40만원)에서 1139 홍콩달러(약 20만원)로 48% 이상 줄었다.

소비 항목도 변했다. 홍콩관광청 자료에 따르면 숙박 관광객의 쇼핑 지출 비중은 2018년 51%에서 지난해 36%로 감소한 반면, 호텔 비용을 제외한 식음료와 체험 활동 지출 비중은 28%에서 37%로 증가했다.

지난해 홍콩 방문객 수는 4990만명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였던 2018년(6510만 명)의 77% 수준까지 회복한 수치다. 하지만 항공 환승이나 중국 본토 이동 과정에서 홍콩을 잠시 들르는 당일 방문객 비중이 늘면서 관광객 지출 확대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홍콩 주민들의 해외 소비는 증가했다. 지난해 홍콩 주민들의 해외 지출액은 1911억 홍콩달러(약 34조원)로 2018년보다 10% 늘었고, 해외 출국 건수도 1억 1750만 건으로 같은 기간 28% 증가했다.

업계는 관광객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홍콩관광협회는 주요 관광지를 연결하는 무료 교통 서비스나 셔틀버스 도입 등을 제안하며 방문객들이 홍콩에 더 오래 머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ufo02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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