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김세은 인턴기자 = 포유류의 먼 조상이 약 2억5000만 년 전 알을 낳아 번식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처음 확인됐다.
최근 미국 CNN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 비트바테르스란트대 연구팀은 카루 분지에서 발견된 리스트로사우루스(Lystrosaurus) 배아 화석을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에 발표했다.
리스트로사우루스는 약 2억5000만 년 전 페름기 말 대멸종 전후 시기를 살았던 초식성 동물로, 오늘날 포유류의 조상 계통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육상 생태계에서 매우 번성했던 종이며, 대멸종 이후에도 살아남은 대표적인 생물 가운데 하나다.
연구진은 싱크로트론 방사광 장비를 활용해 화석 내부를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배아의 턱뼈가 완전히 융합되지 않은 상태였으며, 이는 현대의 새나 거북처럼 알을 낳는 동물의 배아에서 나타나는 특징과 일치했다. 연구진은 이를 근거로 리스트로사우루스가 알 속에서 성장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리스트로사우루스는 몸집에 비해 비교적 큰 알을 낳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알 내부에 충분한 영양분이 저장돼 있어 새끼가 상당히 발달한 상태로 부화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보다 성숙한 상태로 태어난 개체는 곧바로 먹이를 찾고 포식자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는 빠른 성장과 조기 번식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당시 지구 환경은 극심한 가뭄과 고온 등 매우 척박한 상태였는데, 큰 알은 수분 손실을 줄여 생존에 유리했을 것으로 해석된다. 연구진은 알껍데기가 화석으로 남아 있지 않은 점을 고려해, 이 알이 석회질이 아닌 가죽처럼 부드러운 껍질을 가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번 발견은 포유류가 어떻게 오늘날의 태생 번식 방식으로 진화했는지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연구진은 초기 포유류의 젖 분비 기능 역시 단순한 영양 공급이 아니라, 가죽질 알이 마르지 않도록 수분을 유지하고 보호하는 역할에서 시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포유류 진화사의 공백을 메우는 중요한 성과라며, 향후 태생으로의 전환 과정과 초기 포유류의 생존 전략을 밝히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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