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선택과목은 ‘출석률’만 …국교위, 격론 끝 표결로 결정(종합)

[서울=뉴시스]정예빈 구무서 기자 = 고교학점제 도입 1년 만에 학점 이수 기준이 완화된다. 기존에는 출석률과 성취율을 모두 반영했는데, 둘 중 하나만 반영할 수 있게 개편한 것이다. 특히 선택과목은 출석률만 반영하도록 권고됐다.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는 15일 오후 제64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고교학점제 관련 국가교육과정 수립·변경안과 권고 사항을 의결했다.

올해 고등학교 1학년부터 전면 도입된 고교학점제는 과목별로 출석률 3분의 2 이상, 학업성취율 40% 이상을 동시에 충족해야 이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192학점을 취득해야 졸업이 가능하지만 고교 단계에서 졸업을 못할 수 있다는 데 대한 거부감과 성취율을 달성하지 못한 학생을 대상으로 한 최성보 부담 등으로 개편 요구가 있었다.

이에 국교위는 지난달 63차 회의에서 출석률과 학업성취율 중 하나만 반영해도 이수할 수 있는 내용을 골자로 행정예고를 했다. 또 교육부 지침에 공통과목 학점 이수 기준은 출석률과 학업성취율을 반영하되 선택과목 학점 이수 기준은 출석률만 반영해 설정하도록 권고 사항을 마련했다. 행정예고 기간 개인 73명, 단체 5곳에서 고교학점제 이수 기준 관련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고교학점제 이수 기준을 놓고 현장 부담 등을 고려해 완화해야 한다는 쪽과, 고교학점제 취지가 흔들린다며 기준 완화를 반대하는 쪽이 팽팽하게 맞부딪혔다.

학교 현장의 부담을 우려하는 위원들은 이수 기준에 ‘출석률’만을 반영할 것을 역설했다.

손덕제 위원(능소중학교 교감)은 “개근해도 졸업할 수 없다는 상황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되지 않았다”며 “학업성취율이 이수 기준으로 들어오면 개근해도 졸업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반발, 민원은 오롯이 학교의 부담으로 돌아오게 돼 학교의 교육 활동은 위축되고 왜곡된다”고 우려했다.

이보미 위원(교사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은 “공통과목의 이수 기준에 출석률만 반영하는 것이 안 된다면 기초학력이 자리 잡을 때까지 최소한 3년에서 5년 정도의 유예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했다.

고교학점제 도입 취지를 살리기 위해 이수 기준에 ‘학업성취율’을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용 위원(한국교원대학교 교수)은 “출석률만으로 이수를 인정하는 것은 우리가 오랫동안 가지고 있던 문제를 바꿔보자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더 역행하자는 것”이라며 “공통과목에 대해 학업 성취를 반영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한 국교위는 표결을 거쳤으며 행정예고에 대해서는 참석 위원 19명 전원이 찬성했다.

권고사항(안) 중 고교학점제 관련 후속 조치에 대해서도 치열한 논의가 이어졌다. 후속 조치에는 최성보 외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직접 운영하는 이수 방안(온라인학교)을 포함해 실시하고, 최성보 운영 시 학습의 학생 수준을 고려한 보충지도 횟수, 방식 등을 학교가 자율적으로 시행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초학력보장지도 등과의 연계 방안과 최성보 참여 교원에 대한 보상 방안 마련도 포함됐다.

최성보로 인한 현장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초등학교·중학교 단계에서부터 기초학력 보강이 필요하고, 전임교원이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장신호 위원(서울교육대학교 총장)은 “기초학력을 고등학교 때에야 챙기는 것은 선생님들에게 큰 어려움”이라며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살피려면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부터 미리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아 준비시키고 도움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의결에 앞서 교육부가 원활한 고교학점제 시행을 위해 읍면 지역과 소규모 학교에 강사를 채용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장 위원은 “작은학교는 강사를 채용해 교사 자격증이 없어도 기초학력을 일시적으로 지원한다는 것이 매우 우려스럽다”며 “교사자격증이 있는 전문 교원을 잘 임용해 기초학력을 지원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영환 위원(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은 “읍면 지역 소규모학교 강사 채용 지원은 가능한 방법을 문구로 쓴 것뿐 실제로 가능하지 않다”며 “학교 현장을 진짜 모르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이에 김영진 학교정책관은 “기본적으로 정규 교원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어려운 경우에는 교원 자격증이 있는 분들을 우선으로, 아주 불가피하면 일반 강사를 채용할 수밖에 없지만 최대한 법령에 따른 교원자격증을 가진 분들을 채용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선택과목에 한해 출석률만 반영하도록 설정하고 고교학점제 관련 후속 조치를 담은 권고안에는 19명 중 12명이 찬성했고 6명이 반대, 1명이 기권해 가결됐다.

차정인 국교위원장은 “고교학점제 시행 첫 해 국가교육과정 변경을 논의해야 할 정도로 학교 현장에서 심각한 어려움이 발생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번 결정을 통해 학교 현장 어려움이 완화되기를 기대한다. 국교위는 이번에 개정된 교육과정과 권고 사항 이행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목소리를 경청하면서 제도 개선 방안을 지속적으로 논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5757@newsis.com, nowes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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