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어릴 땐 안 쓰더니”…세무사 준비에 2~3년 육휴 쓰겠다는 남편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박지우 인턴기자 = 아이들이 어릴 때는 육아휴직을 마다했던 남편이 쌍둥이가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자 전문직 시험을 준비하겠다며 2~3년간 육아휴직을 쓰겠다고 해 아내와 갈등을 빚은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달 30일 직장인 익명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이제서야 남편이 육휴 쓴다는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게시물을 올린 작성자 A씨는 자신과 남편 모두 공무원이며 쌍둥이를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아이들이 어릴 때 남편에게 육아휴직을 권했지만, 남편은 직장에서 맡은 프로젝트를 이유로 거절했다. 당시 사용한 휴가는 배우자 출산휴가 10~20일 정도가 전부였다.

그러나 아이들이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한 뒤 남편은 육아휴직을 쓰겠다고 했다.

A씨는 “지금은 아이들이 커서 유치원에 다니고 집안일이 많지도 않다”며 “이제 와서 육아휴직을 쓰겠다는 남편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고 토로했다.

남편이 육아휴직을 쓰려는 이유는 세무사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과거 세무사를 준비하다 공무원이 되면서 시험을 중단했던 남편이 다시 전문직에 도전하기 위해 2~3년간 휴직할 계획이라는 게 A씨의 설명이다.

A씨는 자녀 교육비 등 앞으로 지출이 늘어날 상황에서 남편의 장기 휴직도 부담스럽다고 했다. 그는 “아무리 유급휴가라도 결국 실수령액은 얼마 되지 않는다”며 “공무원이라 아르바이트 같은 것도 할 수 없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가사와 육아 분담에 대한 불만도 털어놨다.

A씨는 “퇴근 후에도 식사를 챙기고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내가 맡고 있다”며 “남편의 게임 문제로 한동안 많이 다퉜다”고 주장했다. 이어 “말이 공부지 집안일은커녕 하루 종일 게임만 할 게 뻔하다”고 덧붙였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남편의 육아휴직 시점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공부를 핑계로 집에서 쉬려는 게 이기적이다”며 “그동안 아내에게 독박육아를 시켜놓고 갑자기 육아휴직을 내겠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반면 전문직 시험 준비를 위한 휴직이라면 현실적인 조건을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세무사 준비는 난이도가 만만치 않아 2~3년으로는 택도 없다”며 “직장을 병행해 1차 합격부터 한 뒤 육아휴직을 제대로 고려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남편이 육아휴직을 쓴다면 집안일을 전담해야 한다”며 “제대로 공부하는 모습부터 보여줘야 한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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