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보다 빛난 완성도…게임스컴 2026, 볼거리·실속·위상 다 잡았다

[지디넷코리아]

지난 26일(현지시간) 개막한 세계 최대 게임 전시회 게임스컴 2026이 닷새 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올해 행사는 67개국 1600여 개사가 참가해 23만3000㎡ 전시 공간을 채웠다.

주목할 점은 규모보다 완성도였다. 역대 최대 규모로 치뤄졌음에도 모든 공간이 게임으로 가득했다. 게임 본연의 재미와 몰입감에 집중한 결과, B2C 관람객 만족도와 B2B 실속, 국가적 위상까지 고르게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게임스컴 2026' 현장. 사진=지디넷코리아

B2C 전시장에서 가장 돋보인 것은 쾰른메세의 광활한 공간을 오롯이 게임 기반의 요소로 가득 채워낸 현장감이었다. 참가사들은 신작의 매력을 직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저마다 차별화된 콘셉트로 치열한 부스 연출 경쟁을 펼쳤다. 단순한 게임 시연과 판촉용 경품 지급에 머무르지 않고, 조명과 구조물, 배경음까지 타이틀 고유의 분위기에 맞춰 정교하게 설계하며 부스 자체를 하나의 완성된 쇼케이스로 탈바꿈시켰다.

'게임스컴 2026' 크래프톤 부스. 사진=지디넷코리아

부스 전시만으로 게임의 색채와 세계관을 실감 나게 구현한 덕분에 전시장은 지루할 틈이 없었다. 인기 신작의 경우 시연 대기 시간이 2시간을 훌쩍 넘기기도 했으나, 이들의 표정에는 기대감으로 채워져 있었다.

2차 창작자와 인디 일러스트레이터가 참여한 아티스트 구역에도 인파가 몰렸다. 팬아트와 소품을 직접 판매하는 이 공간은 개장과 동시에 통행이 어려울 정도로 붐볐다. 게임을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창작하고 향유하는 대중문화로 저변이 넓어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인디 구역 역시 지난해 364개사에서 올해 420개사 이상으로 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산업적 실속을 챙기는 B2B 전시관의 열기 역시 뜨거웠다. 글로벌 주요 퍼블리셔와 개발사, 투자사 관계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며 비즈니스 부스마다 계약 및 파트너십 상담이 쉴 새 없이 진행됐다.

'게임스컴 2026' B2B관 현장. 사진=지디넷코리아

특히 전체 참가사 중 해외 기업 비중이 70%에 달해 대륙과 권역을 넘나드는 실질적 협업 논의가 활발히 오갔다. 자국 유망 개발사를 알리려는 각국 공공 진흥기관들의 국가관 운영도 눈에 띄었다.

대중 축제인 B2C관과 비즈니스 중심의 B2B관은 같은 기간 운영되며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B2C관이 게이머들의 열기와 다채로운 볼거리로 채워졌다면, B2B관은 글로벌 기업 간의 실무 협상과 네트워킹을 이끌어내는 산업 현장으로 기능했다. 대중적인 흥행과 비즈니스 플랫폼으로서의 가치를 고루 소화하며 글로벌 전시회의 면모를 입증한 셈이다.

올해 행사의 위상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은 국가 수반의 현장 방문이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연방대통령은 27일 열린 ‘게임스컴 콩그레스’에 참석해 개막 연설을 맡았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게임은 문화적으로 중요하며, 그렇기에 민주주의에도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독일 쾰른에서 열린 '게임스컴 2026'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독일 연방대통령실 홈페이지

이날 콩그레스는 8개 무대에서 85개 세션이 진행됐고, 총 165명의 연사가 연단에 올랐다. 특히 세계보건기구(WHO), 유엔세계식량계획(WFP), 유엔난민기구(UNHCR), 유로폴 등이 공식 파트너로 참여하며 게임을 둘러싼 논의의 외연을 산업 영역 너머로 확장했다. 게임을 단순한 오락거리가 아닌 국가적 문화·산업 자산으로 대우하는 현지의 시선이 고스란히 드러난 대목이다.

게임스컴 2026이 남긴 성과는 단순히 전시면적이나 참가사 수라는 수치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23만㎡가 넘는 광활한 공간을 게임 본연의 재미와 문화적 맥락으로 빈틈없이 채워낸 기획력이 행사의 본질적인 경쟁력을 지탱했다. ‘역대 최대’라는 규모는 그 완성도가 만들어낸 결과에 불과했다.

국내 게임쇼가 눈여겨봐야 할 지점도 바로 여기에 있다. 부스를 몇 개 더 늘리느냐보다, 관람객이 그 안에서 무엇을 경험하고 느끼도록 설계하느냐가 행사의 품격을 결정한다. 행사의 중심을 철저히 ‘게임의 본질’에 두는 태도 역시 마찬가지다.

단순한 규모 경쟁에 매몰되지 않고 콘텐츠의 완성도와 문화적 외연 확장에 집중한 게임스컴의 선택은, 글로벌 게임쇼가 나아가야 할 지속 가능한 기준점을 명확히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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