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멜로니 “트럼프와 일 더 쉬워질 줄…상황 다르게 흘러”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일이 더 쉬워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상황은 다르게 흘러 갔다”고 평가했다.

멜로니 총리는 21일(현지 시간) 공개된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 이민 문제, PC 문화(woke culture)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일이 더 쉬워질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서방의 단결이 매우 중요하다고 믿는다. 개인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이탈리아 전략을 결정하지 않는다”며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여름 휴가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글쎄, 두고 봐야죠”라고 답했다.

멜로니 총리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취임식에 유럽연합(EU) 정상 중 유일하게 참석할 만큼 트럼프 대통령과 끈끈한 친분을 맺어 왔다.

NYT는 “멜로니 총리는 혼란스러운 상황 속 가교 역할을 하길 원했다”며 “공통된 민족주의, 이민에 대한 반감을 바탕으로 서방 동맹을 강화하길 바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 그린란드 편입 시도 등 유럽을 압박하기 시작하면서 미국과 멜로니 총리와의 관계도 멀어지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을 비판하는 레오 교황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멜로니 총리가 “용납할 수 없다”고 맞받아치며 관계가 악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프랑스에서 열린 G7 정상회담에서 멜로니 총리가 사진을 찍어 달라고 “애원했다(beg)”고 주장하고, 멜로니 총리가 강하게 부인한 일도 있었다.

멜로니 총리는 NYT에 “저는 순종적인(submissive) 이탈리아, 다른 나라보다 열등하다고 여기는 이탈리아라는 생각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자존심의 혁명(revolution of pride)을 이루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멜로니 총리는 2022년 10월 취임 이후 4년 가까이 재임하며 장수 총리로 손꼽히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탈리아 총리의 평균 재임 기간은 1년 수준이다.

그는 극우 성향의 이탈리아형제당(fdI) 출신이지만, 집권 이후 예상과 달리 온건한 실용주의 노선을 취하며 비교적 안정적으로 국정을 이끌고 있다.

멜로니 총리는 “제가 이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역사의 불편한 쪽에 설 용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흐름에 맞서는 것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k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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