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디넷코리아]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소프트웨어(SW) 개발에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오픈소스 생태계에서도 이를 둘러싼 논쟁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일부는 AI를 생산성을 높이는 새로운 개발 도구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프로젝트 품질 저하와 유지보수 부담을 이유로 활용 범위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픈소스 생태계 주요 조직과 개발자들은 AI 코딩을 둘러싸고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AI를 활용해 코드를 생산하는 개발자와 기업, 그리고 AI가 생성한 코드를 검토·유지보수해야 하는 프로젝트 운영자와 메인테이너 사이의 이해관계 차이가 논쟁의 배경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수용론자는 리눅스 창시자 리누스 토발즈다. 그는 최근 리눅스 커널 메일링리스트(LKML)에서 “AI는 다른 도구들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도구일 뿐이며 분명히 유용한 도구”라며 “1년 전만 해도 그 유용성이 명확하지 않았을 수 있지만 지금은 더 이상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리눅스 커널 개발을 이끄는 그는 코드 품질과 기술적 완성도를 무엇보다 중시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생성형 AI 확산 초기에는 신중론에 가까운 태도를 보였던 그가 AI의 실질적인 활용 가치를 인정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주목받고 있다.
더불어 “리눅스는 반(反)AI 프로젝트가 아니다”라며 AI 활용에 반대한다면 프로젝트를 포크(fork)하거나 떠나면 된다고 강조했다.
리누스 토발즈 외에도 AI 업계 주요 인사들은 생성형 AI가 소프트웨어 개발 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이라는 용어를 만든 전 오픈AI 연구원 안드레이 카르파티는 자연어를 중심으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새로운 방식이 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장고 공동 창시자 사이먼 윌리슨과 리플릿 암잣 마사드 최고경영자(CEO) 역시 AI 코딩 도구가 개발 생산성을 높이고 소프트웨어 개발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독일 비영리 오픈소스 호스팅 플랫폼 코드버그(Codeberg)는 최근 생성형 AI가 대부분 작성한 프로젝트의 호스팅을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코드버그는 대량 생성된 AI 프로젝트가 플랫폼 운영 자원을 낭비하고 자유·오픈소스 소프트웨어(FOSS)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젠투(Gentoo), 지그(Zig), 고도(Godot) 등 일부 오픈소스 프로젝트와 커뮤니티도 검증되지 않은 AI 생성 코드가 프로젝트 품질을 떨어뜨리고 유지보수 부담을 키울 수 있다며 제한적인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은 AI 자체보다도 기여자가 생성된 코드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제출하는 관행과 저작권 불확실성, 메인테이너의 검토 부담 증가 등을 주요 문제로 지적한다.
컬(curl)과 고스티(Ghostty) 등 일부 프로젝트는 AI 활용 자체를 금지하지 않고 있다. 다만 생성된 코드에 대한 이해와 책임은 기여자에게 있으며, 저품질 AI 산출물의 무분별한 유입은 프로젝트 운영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컬은 AI가 생성한 허위·부정확한 취약점 제보가 급증하면서 버그 바운티 프로그램을 중단한 바 있다.
리눅스 앱스토어 플랫허브(Flathub)와 그놈(GNOME) 진영도 비슷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플랫허브는 지난 5월 정책을 개정해 코드뿐 아니라 메타데이터와 빌드 스크립트, 풀리퀘스트(PR) 등 전반에서 AI 생성 콘텐츠를 원칙적으로 제한했다.
그놈 셸 확장 프로그램은 지난해 12월 AI가 주로 작성한 코드를 거부하는 정책을 도입했으며, 그놈 서클(Circle) 역시 지난 5월 30일 AI 생성 제출물 증가에 따른 검토 적체를 이유로 신규 제출 접수를 전면 중단했다.
컬 창립자 다니엘 스텐베리는 “AI가 생성한 허위 취약점 제보가 급증하면서 메인테이너들의 업무 부담이 크게 늘어났다”며 버그 바운티 프로그램을 종료한 이유를 밝혔다.
젠투 개발진은 “생성형 AI 모델은 저작권을 침해한 데이터와 출처를 확인할 수 없는 코드에 기반해 학습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결과물을 프로젝트에 수용하는 것은 기술적·법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