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산업통상부가 자본잠식 상태인 산하 자원공기업들에 정부 출자를 이어가는 가운데 최근 5년간 출자금 1조3000억원이 감액손실로 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회계연도 결산 국가재무제표 분석’에 따르면 산업부는 지난해 말 기준 한국석유공사, 한국광해광업공단, 대한석탄공사 등 3곳에 총 13조7443억6600만원을 출자했다.
기관별로 석유공사에 10조9486억원, 광해광업공단에 2조6089억원, 석탄공사에 1869억원을 각각 투입했다.
정부지분율은 석탄공사와 석유공사는 각각 100%, 광해광업공단은 99.9%다.
문제는 최근 5년간 해당 기관에 대한 출자금 감액손실 규모가 1조3250억에 달한다는 점이다.
지난 2021년 975억원이던 감액손실은 2022년 광해광업공단 출범 후 1522억원으로 늘었다. 이후 2024년 4131억원으로 급증했고 지난해엔 5132억원으로 증가 폭을 더욱 키웠다.
이는 해당 기관들이 모두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놓여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국가회계기준에 따르면 완전자본잠식 등으로 출자금의 회수가능가액이 장부가액보다 낮아질 경우 해당 출자금은 감액손실로 회계 처리할 수 있다.
정부가 자본잠식 상태의 자원공기업에 지속적으로 출자하고도 상당 부분을 감액손실로 처리하면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예정처는 기관별 재무구조를 분석해 중장기적인 대응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ALIO)에 따르면 지난해 석유공사의 자본 총계(별도 재무제표 기준)는 -2조5290억원이다.
지난 2020년 3조1715억원의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이후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지속 중이다.
같은 기간 석유공사의 총부채는 18조6527억원이며, 자본에서 차감되지 못한 누적 순손실인 미처리결손금만 해도 15조177억원에 달한다.
예정처는 정부가 공사채를 보증하는 구조로 인해 자본잠식 상태인 석유공사가 사채를 발행할 수 있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또 사채 발행 한도를 산정할 때 미처리결손금을 제외하는 현행 구조 역시 정부 보증을 기반으로 한 금융부채 확대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보았다.
결국 이런 구조는 감액손실 증가와 우발부채 확대로 이어져 국가재정에 중대한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자원공기업인 광해광업공단도 상황은 비슷하다.
해외 자원 개발 사업의 부실로 막대한 부채를 떠안은 한국광물자원공사를 한국광해관리공단과 통합해 출범한 광해광업공단은 출범 당시부터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지난해 말 광해광업공단의 자본총계는 -3조1637억원이다. 출범 당시인 2021년 -2조2183억원보다 재무상태가 더욱 악화된 것이다.
미처리결손금도 5조9709억원으로 자본금(2조7532억원)의 두배를 넘는다.
총부채는 8조577억원이며, 이 중 사채·차입금 등 금융부채가 7조9970억원으로 전체 부채의 99.2%를 차지했다.
예정처는 사업 실적이 부진한 공단에 정부가 출자를 이어가고, 출자금 전액을 감액손실로 처리하는 점을 문제로 지적한다.
누적 결손과 부채가 구조적으로 해소되지 못한 채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될 경우 추가적인 감액손실은 물론 대규모 우발부채도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결국 국가재정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석탄공사의 경우 지난해 도계광업소 폐광으로 모든 사업을 종료하고,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다만 막대한 부채 처리 방안이 마련되지 않으면서 청산 작업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석탄공사 자본총계는 -2조1076억원, 총부채는 2조5939억원이다. 반면 석탄공사의 재고자산은 1620억원에 그쳤다.
산업부가 공사의 차입금 이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출자 예산을 매년 편성하고 있음에도 부실은 더욱 커졌다.
실제로 금융부채는 2021년 2조2047억원에서 지난해 2조5592억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이자 비용도 300억원에서 776억원으로 증가했다.
예정처는 석탄공사 청산 과정에서 정부의 추가적인 재정 지원이 이루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이에 산업부와 재정경제부는 석탄공사의 금융부채가 국가재정에 잠재적인 부담을 초래하는 재정위험 요인에 해당하는지, 국가재무제표상 우발부채 주석공시 대상에 포함될 필요가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예정처는 “정부는 자본잠식 상태에 있는 출자기관의 재무구조와 부채 현황을 기관별로 면밀히 분석해 누적 결손에 따른 반복적인 감액손실과 사채 발행에 따른 우발채무 발생 가능성을 점검하고, 이에 대한 중장기적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charming@newsi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