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폭스바겐 10만 명 감원·4개 공장 폐쇄 추진…전세계 직원의 16%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독일을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인 자동차 업체 폭스바겐이 업계 최대 규모인 10만 명 감원과 4개 공장 폐쇄를 추진하고 있으나 노조의 반발이 거세 진통이 예상된다.

회사 경영진은 9일 세계 자동차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될 수 있는 구조조정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회의를 시작했으며 노조는 항의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AFP 통신이 9일 경제매체 매니저 마가친 등을 인용해 보도했다.

유럽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폭스바겐을 지배하는 폭스바겐그룹 감독이사회는 올리버 블루메 최고경영자(CEO)가 제출한 비용절감 방안을 놓고 논의에 들어갔다.

최종적으로 승인될 경우 이 계획은 폭스바겐의 전 세계 직원 수 약 63만 명 중 약 15%를 감축하게 된다.

이는 제너럴 모터스가 2009년 파산 당시 약 5만 명의 직원을 감축했던 것을 포함하여 자동차 업계의 이전 감원 규모를 능가하는 것이다.

◆ 2024년 합의 5만 명보다 2배 늘어난 규모…금속노조와 함께 시위 계획

이사회가 열리기 전부터 독일 전역의 폭스바겐 공장에서는 노동자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폭스바겐은 세아트부터 포르쉐까지 10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미국의 관세, 전기차 수익률 하락, 특히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의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압박을 받고 있다고 AFP 통신은 보도했다.

회사는 노조와 2024년 핵심 브랜드인 폭스바겐을 포함해 2030년까지 독일에서 5만 명의 일자리를 감축하되 최소한 2020년대 말까지 독일 내 공장 폐쇄를 피하겠다고 합의했다.

하지만 블루메 CEO는 전 세계 직원 10만 명(전체 인력의 약 16%)을 감원하고 독일 내 폭스바겐 공장 3곳과 아우디 공장 1곳을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매너저 마가친은 보도했다.

이번 10만 명 감축은 기존 합의보다 2배 많은 인원이다.

금속노조인 IG 메탈의 크리스티아네 베너 위원장은 폭스바겐 노조협의회 회장인 다니엘라 카발로와 공동 성명을 통해 “이러한 계획이 실현된다면 모든 힘을 다해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IG 메탈은 폭스바겐 경영진이 감독위원회에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는 9일 전국 각지의 폭스바겐 공장 앞에서 시위를 조직하고 있다.

◆ 폭스바겐 3곳·아우디 한 곳 등 4곳 단계적 생산 중단 계획

9일 회의에서 즉각적인 결정이 나올 가능성은 낮다. 이 회의는 공장 폐쇄와 추가적인 감원을 둘러싸고 경영진, 노조, 정치인 간에 수개월에 걸친 협상이 시작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사회는 하노버, 엠덴, 츠비카우, 그리고 아우디의 네카르줄름 공장 등 독일 내 4개 공장 생산을 2034년까지 차례로 중단하고 최대 5만 명의 추가 감원을 포함하는 대대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경영진은 또한 그룹을 단순화하기 위해 핵심 브랜드인 폭스바겐과 부품 사업을 분리하거나 분사할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공장을 완전히 폐쇄하는 대신 중국 시장에 집중된 모델 생산을 츠비카우와 같이 활용도가 낮은 독일 공장으로 이전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회사측은 활용도가 낮은 공장들이 생산 확대를 원하는 방위산업체들에 의해 용도 변경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

◆ 이사회 구성·노사 합의·법적 제약 등 난관 많아

감독이사회는 일반적으로 주주 대표와 직원 대표가 각각 20명씩 동수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최근 방위산업체 렌크의 전 대표 수잔 비간트가 사임하면서 현재는 노동계 대표들이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어 구조조정 안건이 순조롭게 통과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폭스바겐의 소유 구조 또한 구조조정을 복잡하게 한다는 분석이다. 볼프스부르크 본사와 6개의 공장이 있는 니더작센주 정부가 상당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주요 의사결정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인력 감축이 노동법과 단체교섭법에 따라 어떻게 시행될 수 있을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폭스바겐은 현재 2030년 말, 아우디는 2033년 말까지 고용 안정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 블루메 CEO “변하지 않으면 망한다” 경고

블루메 CEO는 상황이 심각하다고 거듭 강조해 왔으며, 올해 초 주주들에게 회사가 변화하지 않으면 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그는 3월 서한에서 “지난 수십 년간 유지해 온 사업 모델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블룸은 또한 “지역 시장 상황, 무역 정책의 변화, 세계 각 지역의 막대한 규제 요건, 그리고 특히 유럽에서의 높은 비용 구조 등이 그 이유”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도입된 미국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대한 높은 관세로 인해 폭스바겐은 연간 50억 유로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아우디와 포르쉐는 미국에 공장이 없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도 점유율을 잃어 중국내 제조업체와의 경쟁으로 차량 인도량이 2011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자동차산업분석업체 시노 오토 인사이트의 설립자 투 레는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중 일부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몰락은 매우 갑작스러웠다”고 말했다.

블루메 CEO는 폭스바겐이 유럽 공장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지난 4월에는 중국 제조업체들이 유럽에 고효율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는 4월 “중국인들이 유럽에 진출해 매우 효율적인 공장들을 짓고 있다”며 “활용도가 낮은 공장들은 경쟁할 수 없다”고 말했다.

회사 대변인은 “경영진은 현재의 사업 모델, 즉 독일에서 자동차를 개발하고 유럽에서 생산해 전 세계에 수출하는 방식이 모든 브랜드에 더 이상 효과적이지 않다는 점을 거듭 강조해 왔다”고 말했다.

현재 계획은 갑작스러운 발표가 아니라 뿌리 깊은 구조적 위기의 잠정적인 결과다.

올해 1분기 그룹의 순이익은 28% 감소한 15억 6000만 유로를 기록했고, 매출은 2% 감소한 757억 유로였다.

폭스바겐은 가장 중요한 단일 시장인 중국에서 1분기 판매량이 20%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에서는 BYD와 같은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자국뿐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경쟁을 심화시키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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