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2028년 미국 대선을 노리는 민주당 잠재 주자들이 진보 진영의 핵심 인사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에게 잇따라 손을 내밀고 있다.
미국 매체 액시오스는 25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인 워런이 2028년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는 민주당 인사들로부터 공개·비공개 구애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액시오스는 이 같은 움직임이 민주당 내에서 진보 세력이 다시 힘을 얻고 있으며, 대선 잠룡들이 진보 성향 유권자들에게 자신들의 정체성을 입증하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워런은 2020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패했지만 이후 조 바이든 행정부 인사와 정책 방향에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소비자 보호와 대기업 규제 강화를 앞세운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보수 진영의 단골 공격 대상이기도 하다.
최근 워런은 민주당 잠재 주자들과 접촉을 넓히고 있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워런은 이달 앤디 버시어 켄터키 주지사와 비공개로 만났고,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도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두 사람은 모두 워런보다 중도 성향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2028년 민주당 경선에서 진보 진영의 지지를 확보하려면 워런과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뉴섬 주지사는 이달 워런의 측근으로 꼽히는 로히트 초프라를 캘리포니아주의 새 소비자 보호 기구 책임자로 발탁했다. 앞서 워런은 샌프란시스코의 한 식당에서 뉴섬과 만난 모습도 포착됐다.
워런은 또 다른 진보 진영의 상징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과도 정책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오카시오코르테스는 올해 2월 워런이 추진한 보편적 보육 법안의 하원 공동 대표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워런은 액시오스 인터뷰에서 버시어 주지사가 켄터키주에서 유아교육 접근성을 확대하려 노력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버시어와의 회동에서 연방 차원의 보편적 유아교육 확대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워런은 버시어에 대해 “이 사람은 이해하고 있다. 형식적으로 하는 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카시오코르테스에 대해서는 “정책을 깊이 파고든다”고 평가했고, 뉴섬의 무상 유아교육 확대 정책에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워런은 바이든·오바마 행정부 출신 인사들과도 차기 민주당 정부가 연방정부를 어떻게 다시 설계할지를 논의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액시오스는 이 논의가 트럼프 대통령의 DOGE식 연방정부 축소 이후 정부 역할을 재편하는 문제와 관련돼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민주당 내 중도파에서는 우려도 나온다. 중도 성향 정치단체 웰컴PAC의 공동 창립자인 리엄 커는 잠재 대선 주자들이 워런을 만나는 데 대해 “후보들이 무엇에 대해 조언을 구하려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워런은 2028년 민주당 경선의 의제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그는 최근 워싱턴DC에서 열린 진보 성향 싱크탱크 행사에서 차기 민주당 대선 주자들이 보육 문제를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올해 다른 연설에서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이 2024년 대선 과정에서 워런의 측근인 리나 칸 전 연방거래위원회 위원장 문제에 미온적이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2028년 경선이 후보 경쟁을 넘어 당내 노선 경쟁으로도 일찌감치 달아오르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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