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디넷코리아]
현대모비스 램프사업부 매각에 반발한 자회사 노조의 파업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노조는 매각 결정의 실질적 책임이 원청인 현대모비스에 있다며 교섭을 요구하고 있고, 회사 측은 고용 관계와 근로조건에 대한 법적 권한은 각 자회사에 있다는 입장이다.
19일 전국금속노동조합에 따르면 현대모비스 자회사인 현대IHL 노조에 이어 유니투스 4개 지회가 전날(18일) 하루 램프사업부 매각 저지를 위한 전면 파업을 단행했다. 파업에 참여한 지회는 현대모비스 김천·충주·EBS천안·평택 지회다.
현대IHL 노조는 지난달 27일부터 23일째 전면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프랑스 자동차 부품업체 OP모빌리티와 램프사업부 매각 절차를 진행하자 이에 반발한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OP모빌리티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세부 조건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의 반발은 집회와 상징 행동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 13일 현대모비스 서울 본사 앞에서는 약 700명이 집결해 램프사업부 매각 중단을 요구했다. 현대IHL 노조는 당시 삭발식까지 진행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날 유니투스 김천공장에서도 매각 저지를 위한 총력 결의대회가 열렸다. 현대IHL 지회와 유니투스 4개 지회 조합원들이 참석했으며, 현대모비스 사무연구직지회와 모트라스, 모비언트, 테크젠지회 일부 간부들도 연대했다. 노조에 따르면 약 2500명이 참석했다.
금속노조는 램프사업부 매각이 노동자 고용과 생존권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실질적 결정권을 가진 현대모비스가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현대모비스가 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파업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이번 사안을 단순히 램프사업부 매각 문제로만 보지 않고 있다. 램프사업부 매각이 향후 범퍼, 전동화, 에어백 등 다른 부품사업부 구조개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날 결의대회에 참석한 박창현 현대모비스 경기지부 사무연구직지회 수석부지회장은 “성장전략팀이라는 이름만 번드르르한 ‘구조조정 칼잡이 부서’를 신설해 모비스 내 알짜배기 사업들을 조각조각 잘라 팔아치울 계획 준비하고 있다”며 “램프사업부 매각은 끝이 아닌 시작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매각) 방어선을 힘없이 내어준다면 다음은 전동화, 그다음은 에어백이 될 수 있고, 이러한 선례는 사측의 ‘표준 매뉴얼’이 돼 나머지 사업부의 목을 차례로 조여올 것”이라며 “사측이 무리하게 매각을 강행하는 이유는 (정의선 회장)승계 시간이 그만큼 촉박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현대모비스는 자회사 노사관계와 단체협약을 포함한 근로조건 관련 법적 권한과 책임은 각 자회사 대표이사에게 있다는 입장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노사 간 고용 관계와 단체협약을 포함한 근로조건 등 제반 사항에 대한 법적 권한과 책임은 현대IHL 대표이사에게 있다는 공문도 보냈다”며 “자회사 노조는 해당 자회사와 소통해야 한다는 점을 확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생산 차질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파업이 생산라인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는 않지만, 장기화되면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파업에 참여한 유니투스 지회 중 램프사업부 직원들은 참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파업의 목적은 램프사업부 매각 철회와 함께 다른 부품사업부 매각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며 “현대모비스가 교섭에 나서도록 압박하는 차원에서 유관 지회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모비스가 계속 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는다면 파업과 추가 투쟁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