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지도부 내분에…2차 종전 협상도 불투명”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협상을 앞둔 가운데 이란 지도부 사이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고 24일(현지 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란 측의 협상 양보 범위를 놓고 이른바 강경파와 협상파 사이 내홍이 극심해지면서, 외교적 성과를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출구 전략도 묘연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WSJ에 따르면 정권 유지와 전쟁 수행을 담당하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이란 경제 회복을 우선하는 고위 관리들 사이 주도권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쟁점은 ‘우라늄 농축 중단’ 문제다. 미국 측은 이란에 20년 이상의 농축 중단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란 강경파 지도부는 관련 내용이 협상 의제에 올라가는 것 자체도 비판하고 있다.

1차 협상에 참여한 초강경파 마무드 나바비안 의원은 모하메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의 협상 방식을 공개 저격했다.

그는 강경파 성향의 관영 매체 학생뉴스네트워크(SNN) 인터뷰에서 “우리는 전략적 실수를 저질렀다”며 “핵 문제를 협상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됐다. 적들이 더 대담해졌다”고 말했다.

혁명수비대를 이끄는 아흐마드 바히디 IRGC 총사령관도 ‘지나친 타협에 반대하고 있다’고 복수의 관계자들이 전했다.

윌슨 센터의 글로벌 자문위원회 중동 전문가 모하메드 아메르시는 “무엇이 이란의 국익에 부합하는지에 관한 내부 논쟁이 합의에 도달하는 시간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란 지도부는 이날 일제히 분열설을 부인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이란에 강경파나 온건파는 없다”며 “우리는 모두 이란인이자 혁명가”라고 밝혔다. 이후 1분 후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거의 동일한 문구를 게시했다.

WSJ은 “폐쇄적인 이란 지도부의 내부 사정에 대해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며 “강경파의 발언은 미국의 호르무즈 역봉쇄를 해제하거나 협상 테이블에서 미국 측의 양보를 이끌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란 측의 내부 갈등에 2차 종전 협상 성사 자체도 불투명한 상황에 놓였다는 해설도 나온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백악관 경내에서 취재진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은 스티브 윗코프 중동 특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를 이슬라마바드로 돌려보내기로 했다”며 “이란 측은 대화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이날 밤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했으나, 이란 국영언론은 회담 일정은 없다고 보도했다.

이란 혁명수비대 산하 타스님통신은 “현재 미국과 협상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아라그치 장관의 이슬라마바드 방문은 미국과 협상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한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이후 협상 중재에 깊이 관여한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을 비롯해 국가안보보좌관, 내무장관 등 파키스탄 관리들과 잇달아 회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jeko@newsis.com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