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과거 생존을 위한 끼니에 불과했던 한국의 단체급식이 이제는 첨단 기술과 영양학적 우수성을 바탕으로 전 세계 시장을 공략하는 수출 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지난 21일 서울 코엑스에서 막을 올린 ‘2026 우수 급식·외식 산업전’ 현장은 이른바 ‘K-급식’의 현주소를 확인하려는 이들로 붐볐다. 국내 유일의 급식·외식 전문 박람회인 이번 행사에는 학교와 병원의 급식 관계자, 외식 업계 경영진이 대거 참석해 식자재부터 조리 자동화 설비, 위생 시스템까지 급식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최신 트렌드를 살폈다.
전시장 곳곳에는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한 자동 튀김기와 대형 식기세척기, 자외선 소독기 등 위생과 편의성을 대폭 강화한 장비들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최근 경영 화두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열풍에 발맞춰 탄소 배출을 줄이고 조리 과정에서의 유해가스 발생을 최소화한 친환경 기술이 핵심 경쟁력으로 주목받았다.

이러한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국내 급식 기업들의 글로벌 성적표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급식업계에 따르면 삼성웰스토리, 아워홈, 현대그린푸드 등 국내 주요 단체급식 업체 3사의 합산 해외 매출은 2022년 5932억원에서 지난해 7042억원으로 늘었다. 현재의 가파른 성장세를 고려할 때 오는 2029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해외 매출 1조원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반응도 뜨겁다. 온라인상에서는 한국의 학교 및 기업 급식 식단이 공유되며 완벽한 영양 균형과 청결한 위생 상태에 대한 해외 누리꾼들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김혜림 영양사(39)는 “요즘 아이들은 급식 때문에 학교에 온다고 할 정도로 기대치가 높다”며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도입 등 철저한 위생 관리는 다른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확실한 경쟁 우위에 있다”고 평했다.

국내 조리 기계 업체들의 해외 진출 움직임도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조리 시 발생하는 유해가스를 차단하는 기술을 보유한 튀김기 업체 ‘더 노란’ 관계자는 “일본과 미국은 물론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도 협력 제안이 잇따르고 있어 해외 기업공개(IPO)까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특허받은 자외선 소독 기술을 선보인 ‘선경산업’ 측 역시 유럽과 동남아 바이어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다며 수출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K-급식의 해외 진출 흐름에는 K-컬처의 확산과 기술력뿐만 아니라 국내 급식 시장의 구조적 한계도 영향을 미쳤다.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은 치솟는 반면 단체급식 특성상 단가 인상이 어렵고, 저출생 여파로 급식 수요 자체가 줄어들면서 해외 시장 개척이 기업들의 필수 생존 전략이 된 것이다.
박람회를 찾은 한 업계 관계자는”한국식 급식 시스템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꾸준한 만큼, 앞으로 해외 시장이 국내 기업들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돕는 결정적인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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