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이태성 기자 = 불특정 다수에게 돈을 받고 인분과 래커칠 등을 이용한 ‘사적 보복’ 범행을 벌인 조직의 행동대원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돈을 받고 범죄를 대신 실행하는 행위를 엄벌하지 않으면 모방 범죄가 성행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8단독 송한도 판사는 주거침입,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이모(33·남)씨에게 지난 15일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이씨는 지난 1월 카드 연체로 개인회생 신청을 한 상태에서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일자리를 찾던 중 일명 ‘민팀장’으로 불리는 신원불상자로부터 범행을 제안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들의 주거지에 들어가 인분 등 오물을 묻히고 락카 스프레이로 욕설 낙서를 한 뒤 신상이 담긴 전단지를 뿌리는 행위를 하면 건당 50만원을 주겠다는 제안이었다. 이씨는 제안을 받아들였고 이후 범행 관련 대화방에 접속해 ‘범행 예시 사진’과 ‘준비물 리스트’ 등을 전달받으며 범행을 공모했다.
이후 1월 22일 경기 시흥시의 한 오피스텔에 침입해 피해자 주거지 출입문과 그 주변 벽면에 빨간색 락카 스프레이로 욕설 낙서를 하고, 주변에서 주운 음식물 쓰레기를 뿌렸다. 또 피해자의 사진이 담긴 전단지를 현장에 살포했다.
같은 날 서울 광진구에서도 민팀장으로부터 전달받은 공동현관 비밀번호를 통해 건물에 침입한 뒤 빨간색 락카 스프레이로 욕설을 쓰고, 까나리 액젓과 흙을 섞은 오물을 뿌렸다. 출입문 손잡이에는 본드를 묻혔고 피해자 신분증 사진이 담긴 전단지도 뿌렸다.
이틀뒤인 24일 서울 양천구의 한 아파트에 침입해 검정색 락카 스프레이로 욕설을 쓰고 자신의 인분을 출입문에 묻혔다. 이곳에서도 피해자 사진이 담긴 전단지가 살포됐다.
법원은 “성명불상자로부터 돈을 받고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들의 주거지에 침입해 오물을 투척하고, 락커칠과 비방 전단지를 배포하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피해자들은 아무런 잘못도 없이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가장 안전해야 할 집 앞에서 테러행위를 당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 범행으로 피해자들은 상당한 불안감과 공포를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며 “돈을 받고 범죄를 대행하는 범죄는 엄히 처벌하지 않을 경우 유사한 모방범죄가 성행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이씨가 범행을 인정하며 10차례 이상 반성문을 제출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점, 피해자들과 합의해 각 150만원씩을 지급한 점 등은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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