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강은정 기자 = “우미건설 실무진이 플랫폼을 처음 써보고 보여 준 반응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수십 년간 수작업으로 해오던 업무가 자동으로 처리되는 장면을 직접 확인하고 ‘이게 실제로 된다’는 피드백이 왔을 때를 잊을 수 없습니다.”
송중석(38) 포비콘 대표는 20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그 순간 함께 솔루션을 만들어간다는 진정한 파트너십을 느꼈다”며 우미건설과 플랫폼 개발에 매달렸던 지난해 상반기를 떠올렸다.
당시 창업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았던 스타트업 포비콘은 대형 건설사와 협력 기회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포비콘이 개발 중이던 ‘인공지능(AI) 기반의 캐드(CAD) 도면 인식을 통한 개산견적 자동화 플랫폼(플랫폼)’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선 풍부한 건설 현장 데이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개산견적은 설계 도면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거나 정밀 산출 시간이 없을 때 가지고 있는 정보를 이용해 공사비를 추정하는 작업으로, 건설사의 수주 경쟁력과 원가 리스크를 좌우하는 핵심 업무로 꼽힌다. 건설업계는 그간 캐드를 이용해 수기로 개산견적을 해왔는데 촉박한 검토 시간을 맞추기 어렵고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존재했다.
때마침 우미건설도 다양한 중소·스타트업과 함께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사업화하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각자의 목표가 있었던 포비콘과 우미건설에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의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사업은 천재일우의 기회였다.
오픈이노베이션은 대·중견기업의 내부 인프라와 스타트업의 기술 및 아이디어 간 결합을 돕고자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중기부는 지난 2020년 ‘대스타해결사 플랫폼’ 사업으로 첫 삽을 뜬 뒤 2023년부터는 오픈이노베이션으로 이름을 바꿔 시행하고 있다.

첨단 AI 기술을 보유한 포비콘과 우미건설의 만남은 엄청난 시너지를 냈다. 6개월 동안 포비콘은 플랫폼 개발 및 고도화에 집중했고 우미건설은 탄탄한 실무 데이터와 검증 환경을 뒷받침했다.
특히 우미건설이 지원한 실제 건설 프로젝트 도면 자료와 수작업 적산 내역서는 포비콘이 AI 학습에 필요한 라벨링 기준을 세우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우미건설은 개산견적 전반과 관련해 축적한 전문 지식을 아낌없이 내줬을 뿐 아니라 단계별 피드백도 제공해줬다.
송 대표는 “스타트업 입장에서 대형 건설사와의 협업은 요구 수준도 상당하고 조율 과정도 쉽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하지만 매사 적극적이고 진지하게 임해 준 우미건설 덕분에 플랫폼이 현장에서 통하겠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우미건설 관계자도 “한 기업의 능력만으로 해결이 어려웠던 문제를 함께 풀어낸 경험을 했다”며 “각자 관점과 노하우가 더해지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과정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두 회사의 열정과 노력이 완전히 투여된 결과는 놀라웠다. 도면 업로드 한 번으로 개산견적을 자동 처리하는 플랫폼을 도입하니 업무 시간은 절반 가까이 줄었다. 입찰 검토 수가 20% 개선된 우미건설은 업무 생산성이 5배 이상 향상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포비콘에게 우미건설과의 경험은 최고의 스펙이 됐다. 관련 매출은 50% 상승했고 새로 협업을 논의 중인 고객사는 3곳에서 15곳으로 5배 늘었다. 두 회사가 만든 모범 사례는 중기부의 민관협력 통합경진대회 최우수상이라는 결실로 이어지기도 했다.
우미건설 관계자는 “향후 다양한 스타트업 및 벤처기업과의 협업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해 상생 기반의 생태계를 구축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겠다”고 동반성장 의지를 재확인했다.
송 대표는 “현재 다수의 대기업·공기업과 협력을 준비 중”이라며 “건설 현장의 수작업 도면 업무의 관행을 AI 자동화로 완전히 대체하고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솔루션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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