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조재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민주주의야말로 5200만 국민 한 명 한 명의 잠재력과 역량을 발견하고, 저마다의 꿈으로 행복을 키우며 각자의 삶을 존엄하게 만들 수 있는 가장 유용하고 합리적인 체제임을 끊임없이 우리가 입증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강북구 국립 4·19민주묘지에서 ‘작은 불빛이 모여 하나의 길로’라는 주제로 열린 제66주년 4·19혁명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통해 “그래야 반민주 세력이 다시는 우리의 자유를 빼앗고, 국민의 소중한 일상을 유린하지 못하도록 막아낼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이 대통령의 제66주년 4·19혁명 기념식 기념사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4·19혁명 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66년 전 오늘, 국민 주권의 우렁찬 함성이 오만하고 무도한 권력을 무너뜨렸습니다.
분연히 떨쳐 일어선 시민들의 담대한 용기는 굴곡진 대한민국 현대사의 갈림길마다 우리에게 길을 알려준 민주주의의 등불이 되었습니다.
영구집권의 욕망에 사로잡힌 자유당 정권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송두리째 짓밟았으며, 급기야 국민을 향해 총부리를 겨누는 참혹한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그러나 무자비한 탄압 속에서도, 내 손으로 나라의 앞날을 지켜내고야 말겠다는 우리 국민의 결의와 열망은 결코 꺾이지 않았습니다.
2월 28일 대구에서 일어난 항거의 외침은 3월 8일 대전의 학생들에게로 이어지며 3월 15일 마산에서 터져 나와 온 나라의 저항의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1960년 4월 19일, 전국 각지에서 일어난 항쟁의 물결이 철옹성 같았던 독재 정권을 무너뜨렸습니다.
나라의 주인이 국민임을 일깨운 위대한 승리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고, 이제 세계 역사에 남을 민주혁명으로 당당히 기억될 것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불굴의 의지로 민주주의와 내 나라를 지켜낸 4·19혁명 유공자분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오랜 시간 말로 다 할 수 없는 슬픔을 견뎌오신 유가족 여러분들께도 진심 어린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 이념’의 토양 위에서 대한민국은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자 세계를 선도하는 문화강국으로, 눈부신 도약과 번영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국민이 피땀으로 일궈낸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창의성과 가능성을 이끈 원동력이었고, 국난을 딛고 위기를 기회로 만든 역동성의 근간이었습니다.
부마 항쟁과 5.18민주화운동, 6월 항쟁을 거쳐 촛불혁명과 빛의 혁명까지 이어진 4·19정신은 참된 주권자의 나라를 갈망하는 강고한 연대의 힘으로 피어났습니다.
서슬 퍼런 독재의 사슬을 끊어내고 대한민국 헌법의 뿌리로 태어난 4·19 정신이 있었기에, 2024년 12월 겨울밤, 대한국민은 내란의 밤을 물리칠 수 있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4·19혁명 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국민주권정부는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번영, 평화의 토대에 공동체를 위한 특별한 희생과 헌신이 굳건히 자리 잡고 있음을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오늘 제66주년 4・19혁명 기념식을 맞아, 이 자리에 함께하신 다섯 분을 포함하여 총 일흔 분을 새롭게 포상하였습니다.
정부는 앞으로도 4·19혁명을 포함해,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모든 분을 한 분이라도 더 찾아내 포상하고, 기록하며 예우할 것입니다.
고령의 4·19혁명 유공자분들에게 시급한 의료지원 또한 더욱 강화하고, 세심하게 챙기겠습니다.
대한민국 헌법을 넘어, 이제 전 세계의 유산이 된 4·19정신이 우리 사회에 더 단단히 뿌리내리고, 미래 세대의 희망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할 것입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의 자랑스러운 민주주의 역사는 순풍에 돛을 단 유람선처럼 평온하게 온 것이 결코 아닙니다.
격랑의 파도를 넘고 넘어, 어느 곳 하나 성한 데 없는 상처투성이의 모습으로, 한 걸음씩 전진해 온 것입니다.
4·19혁명 불과 1년 뒤 군부 세력의 쿠데타가 벌어졌고, 세계 10위 경제 강국이자 민주주의 모범국가에서 경천동지할 친위군사 쿠데타가 현실이 되기도 했습니다.
독재의 군홧발은 불평등과 빈곤의 틈새를 파고들며, 민주주의 파괴를 정당화합니다.
때로 고집스러울 만큼 정치의 책임은 오직 민생이라고, 국민의 삶이 국가의 존재 이유라 말씀드리는 이유입니다.
민주주의야말로 5200만 국민 한 명 한 명의 잠재력과 역량을 발견하고, 저마다의 꿈으로 행복을 키우며 각자의 삶을 존엄하게 만들 수 있는 가장 유용하고 합리적인 체제임을 끊임없이 우리가 입증해 나가야합니다.
그래야 반민주 세력이 다시는 우리의 자유를 빼앗고, 국민의 소중한 일상을 유린하지 못하도록 막아낼 수 있습니다.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한 가지만큼은 분명합니다. 66년 전 4월 19일, 위대한 우리 국민께서 더 나은 세상의 모습을 이미 보여주었다는 것입니다.
빗발치는 총탄 앞에서도 공동체의 안녕을 먼저 걱정했던 대학생, 내 몸의 상처만큼 짓밟힌 민주주의의 상흔에 아파했던 고등학생, 부상자들을 도우며 폭력보다 강한 연대의 힘을 보여준 간호사까지,
총칼마저 이겨낸 통합과 상생, 배려의 정신이 우리를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두려움 없이 나아가게 했습니다.
세월이 흘러도 가슴과 뇌리에 새겨진 뚜렷한 기억이 모여, 사리사욕과 당리당략에 빠진 위정자들이 국민의 뜻을 거역할 때마다, 나라를 바로 세우고 역사의 물줄기를 되돌려놓았습니다.
“껍데기는 가라”고 외쳤던 한 시인의 말처럼, 오늘 우리는 영령들의 고귀한 뜻을 기리며 4·19혁명이 남긴 정치의 본령을 기억합니다.
민주유공자들과 선열들이 그토록 간절히 소망했던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향해, 흔들림 없이 뚜벅뚜벅 나아가겠습니다.
대한국민의 DNA에 오롯이 남겨진 자유와 평등, 통합과 연대의 민주주의를 더욱 빛나는 미래로 물려줄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사람의 목숨은 누구에게나 똑같습니다. 한명의 목숨이나 백명의 목숨이나 다 그 사람에겐 하나의 우주입니다.
모두를 위해 목숨을 던지는 것도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기억해야 하는 것입니다.
다시 한번, 민주 영령들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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