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오정우 기자 = 윤석열 정부 시절 관저 공사 의혹을 들여다보는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대통령비서실에서 종합건설업 면허가 없는 21그램이 공사를 수행할 수 없다는 점을 알고서도 공사를 강행해 법을 위반한 정황을 포착했다. 14억원 상당의 예비비로는 관저 공사를 수행하기 어렵다는 점을 사전에 인지하고 21그램을 통해 관저 공사를 진행하며 예산을 확보한 점도 수사 대상에 올랐다.
전방위 강제수사에 나선 특검팀은 비서실이 관저 공사 유지·보수를, 행정안전부가 예산 확보 및 집행을 맡은 것으로 보고 국가계약법 위반과 예산 전용 수사에 나섰다.
19일 감사원의 ‘대통령실·관저 이전과 비용 사용 등에 있어 불법 의혹 관련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대통령비서실은 관저 공사를 추진하면서 21그램이 가진 면허만으로는 공사를 진행할 수 없다는 점을 사전에 포착했다.
비서실은 2022년 5월 21그램에 “(계획설계) 도면에 증축부가 그려져 있어서 실내건축건축공사업만으로는 공사를 할 수 없다”며 “21그램의 면허로 수행할 수 없는 공사는 수행하지 말라”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했다.
이와 함께 증축 공사 관련 별도의 자격 있는 업체를 섭외할 것을 21그램에 요구했다. 그러나 나머지 공사에 대해선 별도의 자격 있는 업체를 직접 선정하거나 업체 섭외를 명확히 지시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비서실은 공사 착수에 앞서 예비비 14억4000만원만으로는 관저 보수공사를 수행하기 어렵다는 점도 인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21그램은 2022년 5월 12일 예비비의 약 3배인 41억1600만원 상당 공사 금액 견적서를 비서실에 제출한 바 있다.
이에 비서실은 부족한 예산을 추가 예비비로 얻어내거나 이·전용 등의 절차를 거쳐 바로 확보하는 대신, 21그램을 통해 공사를 진행해 나가면서 예산을 확보한 것으로 조사했다.
이후 행안부는 예산 확보 및 집행 등을 맡은 뒤 입주 일정 등을 고려해 21그램과 ‘1차 공사 계약(2022년 5월 25일~7월 16일)’을 12억2400만원에 수의계약 형태로 체결, 실내 인테리어 공사에 착수할 것을 결정했다. 인테리어 외 공사는 16억4000만원 규모 ‘2차 공사 계약(2022년 8월 16일~30일)’을 통해 다른 업체와 맺는 등 분리 진행했다.
2차 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은 해당 의혹을 또 다른 ‘국정농단 의심’ 사건으로 보고 있다.
특검팀은 감사원 자료를 토대로 비서실·행안부의 계약 체결 일자 및 공사 착수, 공사대금 지급 방식, 예산 전용 여부 등을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7~8일 비서실·행안부를 비롯해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윤재순 전 총무비서관을 압수수색한 특검팀은 ▲행정 절차 예산이 불법 전용된 정황 ▲부풀려진 공사 금액 ▲국가계약법 위반 정황 등을 전반적으로 수사할 계획이다.
한편, 특검팀은 21그램이 수의계약 업체로 선정된 데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관여됐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달 11일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1차관을, 지난 16일 전 비서실 행정관 황모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부른 뒤 2022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일 시절 인수위원회에서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은 윤 의원이 21그램이 공사 업체로 선정된 데 관여한 경위를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김건희 여사의 추천 업체인 21그램이 별도의 준공검사 없이 14억원대의 공사 금액을 받는 등 특혜 수주했다고 의심, 수사에 속도를 붙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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