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소련 위성, 궤도서 또 산산조각…우주쓰레기 ‘위험한 악순환’

[지디넷코리아]

구 소련의 기상위성이 지구 저궤도에서 여러 조각으로 분해되는 현상이 발생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몇 달 사이 위성 파편화 사고가 잇따르면서 궤도상 위성과 우주선이 파편과 충돌할 위험도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주과학 매체 스페이스닷컴은 8일(현지시간) 우주영역인식 전문기업 레오랩스(LeoLabs)가 소련 시대의 메테오 2-7 기상위성 주변에서 파편이 발생한 것을 감지했다고 보도했다.

지구를 둘러싼 우주쓰레기를 상상한 모습 (사진=ESA)

레오랩스에 따르면 해당 위성은 서호주에 있는 자사 관측소 상공을 지나던 중이었으며, 주변에서 수십 개의 파편이 포착됐다. 메테오 2-7은 1981년 발사된 위성이다.

우주 쓰레기 전문가 짐 셸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메테오 2-7이 2004년 3월에도 한 차례 파편화된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파편화는 약 855㎞ 고도에서 발생했다. 셸은 이 고도가 우주 쓰레기의 공간 밀도가 가장 높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레오랩스는 엑스를 통해 “이번 사건은 지난 6개월 동안 관측한 일련의 파편화 사건 중 가장 최근 사례”라며 “이들 사건은 우주 안전과 안보 측면에서 우려스러운 추세를 보여주며, 지속적인 감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레오랩스가 서호주에 있는 레이더 관측소 중 한 곳에서 측정한 메테오 2~7호의 레이더 영상을 보여주는 도표. 주황색 점은 파편을, 파란색 점은 위성 본체를 나타낸다. (출처= 레오랩스)

이번 사건은 최근 몇 달 사이 잇따른 위성 및 로켓 파편화 사고의 연장선에 있다. 지난 9월에는 냉전 시대 미국의 첩보위성 USA 32가 분해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8월 말에는 중국의 로켓 본체가 지구 저궤도에서 분해됐으며, 그보다 4개월여 전에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에서도 파편화 현상이 발생했다. 올해 1월에는 러시아의 정찰위성이 이보다 훨씬 높은 정지궤도에서 분해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수년 전부터 궤도에 배치되는 위성의 수가 빠르게 늘면서 충돌과 파편화 사고의 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경고해 왔다. 위성이 파괴되면 다수의 파편이 발생하고, 이 파편이 다른 위성이나 우주선과 충돌해 추가 파편을 만들어내는 연쇄 반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관련 데이터도 우주 쓰레기 증가 추세를 보여준다. 유럽우주국(ESA)은 2005년 지구 궤도에서 약 1만6000개의 우주 파편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2026년에는 추적 대상이 4만4000개를 넘어섰다. 약 180% 증가한 수치다. 파편 대부분은 크기가 작지만, 궤도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우주선과 충돌하면 심각한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위험은 우주 쓰레기와의 충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저궤도가 갈수록 혼잡해지면서 위성들은 다른 위성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회피 기동을 수행해야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스페이스X가 올해 초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제출한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스타링크 위성들은 2025년 6월 1일부터 2026년 5월 31일까지 우주 쓰레기나 다른 우주선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위성당 연간 40회가 넘는 회피 기동을 수행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같은 회피 기동이 언젠가 실패해 실제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영국 버밍엄대학교 우주항공학 교수이자 우주 지속가능성 전문가인 휴 루이스는 앞서 스페이스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위성군에 속한 운용 중인 위성끼리 충돌하는 상황으로 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충돌 회피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수많은 회피 기동에도 불구하고 결국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우주 쓰레기 증가에 대한 우려와 경고가 이어지고 있지만, 세계 각국 정부와 민간 기업들은 대규모 위성군 구축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매년 수만 개의 위성을 추가로 발사하려는 계획도 이어지고 있다. 스페이스X는 데이터센터용 위성 100만 개를 궤도에 배치하겠다는 구상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우주 쓰레기는 우주비행사의 안전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 올해 2월 중국 톈궁 우주정거장에서는 우주 파편으로 인해 우주비행사 3명이 귀환할 때 사용할 우주선이 손상되는 비상 상황이 발생했다. 해당 우주선은 안전한 귀환에 사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됐으며, 우주비행사 3명은 10일 동안 귀환용 우주선 없이 지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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