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디넷코리아]
초콜릿을 먹지 않고 냄새만 맡아도 운동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카카오 함량이 높은 다크초콜릿 냄새를 맡은 참가자들은 아무 냄새도 맡지 않았을 때보다 다리 운동을 평균 18회 더 수행했다.
최근 싱가포르 매체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타임스 등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말라야대학교 스포츠·운동과학 연구진은 초콜릿 냄새가 공복 상태에서 식욕과 저항운동 수행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7월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피지올로지’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평소 저항운동을 하는 건강한 20대 남성 23명을 모집했다. 참가자들은 실험 전 최소 10시간 동안 음식을 먹지 않은 상태에서 연구실을 찾았다.

실험에는 카카오 함량 90% 다크초콜릿과 60% 밀크초콜릿이 사용됐다. 냄새가 없는 대조군에는 물을 이용했다. 참가자들은 각각의 조건에서 운동 전과 세트 사이에 냄새를 맡은 뒤 레그 익스텐션 운동을 반복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더 이상 정해진 동작을 수행하기 어려울 때까지 운동하도록 했다.
결과는 초콜릿 종류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90% 다크초콜릿 냄새를 맡았을 때 참가자들은 물을 이용한 대조 조건보다 평균 약 18회 더 많은 동작을 수행했다. 60% 밀크초콜릿 냄새를 맡았을 때도 대조 조건보다 약 9회 더 많았다. 다크초콜릿과 밀크초콜릿 사이에도 약 9회의 차이가 났다.
흥미로운 점은 운동량이 늘었는데도 참가자들이 느낀 운동 강도가 그만큼 높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더 많은 동작을 수행하면서도 운동이 특별히 더 힘들다고 느끼지는 않았다는 설명이다.
다크초콜릿 냄새는 식욕에도 영향을 미쳤다.
연구진이 운동 전 15분 동안 참가자들에게 반복적으로 냄새를 맡게 하자 다크초콜릿 조건에서는 배고픔과 음식을 먹고 싶은 욕구가 줄고 포만감은 높아졌다. 반면 밀크초콜릿에서는 식욕과 관련해 이처럼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단순히 ‘좋은 냄새’라서 이런 효과가 나타났다고 보기도 어려웠다. 참가자들은 다크초콜릿보다 밀크초콜릿 냄새를 더 기분 좋게 평가했지만 운동 수행량은 다크초콜릿 조건에서 가장 높았다.
연구진은 음식 냄새가 실제로 음식을 먹기 전부터 신체가 음식 섭취를 준비하도록 만드는 이른바 ‘두부기 반응(cephalic phase response)’과 관련됐을 가능성 등에 주목했다. 음식의 냄새나 모습을 접하면 뇌와 신체가 이에 반응하면서 식욕이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실험만으로 초콜릿 향이 운동량을 늘린 정확한 원인을 밝힌 것은 아니다.
연구진은 혈액 속 호르몬이나 대사 지표, 뇌 활동 등을 직접 측정하지 않았다. 다크초콜릿 냄새가 식욕을 억제한 것이 운동 수행능력 향상으로 직접 이어졌는지에 대해서도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연구 규모가 작다는 점도 한계다. 실험에는 저항운동 경험이 있는 젊은 남성 23명만 참여했다. 여성이나 고령자, 운동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서도 같은 결과가 나타나는지는 알 수 없다. 연구진 역시 이번 연구를 탐색적 연구로 규정했다.
또 참가자들이 10시간 이상 공복 상태에서 운동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평소 식사를 한 뒤 운동하는 사람에게도 초콜릿 냄새가 같은 영향을 미치는지는 이번 연구에서 확인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