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디넷코리아]
식품·유통업계가 인기 애니메이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팬덤 공략에 나서고 있다. 제품 포장에 캐릭터를 넣는 전통적인 협업에서 벗어나 작품의 세계관을 반영한 메뉴를 개발하고 한정판 굿즈와 수집 요소를 더하는 방식이다.
신제품 출시 주기가 짧고 브랜드 간 경쟁이 치열한 식품 시장에서 애니메이션 IP는 소비자의 눈길을 단기간에 끌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이미 높은 인지도와 충성도 높은 팬층을 보유한 데다 구매 빈도가 높은 식음료와 결합하면 콘텐츠를 향한 관심을 반복적인 소비로 연결하기 쉽기 때문이다.
팔도는 지난 8월 ‘코코뿌요 제로’에 적용한 ‘귀멸의 칼날’ 캐릭터 패키지를 기존 11종에서 16종으로 확대했다. 주요 인물과 귀살대 캐릭터에 혈귀 캐릭터 5종을 추가해 소비자가 선호하는 캐릭터를 고르거나 여러 패키지를 수집할 수 있도록 했다.

과거 캐릭터 협업이 제품 전면에 친숙한 이미지를 넣어 주목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다수의 캐릭터와 한정판 요소를 내세워 소비자의 선택과 수집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등장인물별로 팬층이 형성돼 있는 애니메이션의 특성도 수집형 마케팅에 유리하다. 소비자가 작품의 캐릭터와 세계관을 이미 알고 있어 별도의 설명 없이도 제품에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크고, 자신이 선호하는 캐릭터를 찾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애니메이션 IP를 제품 외관뿐 아니라 메뉴와 굿즈까지 확장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식품업체들은 작품 속 캐릭터와 상징물을 메뉴로 구현하고 관련 굿즈를 선보이고 있다.
배스킨라빈스는 지난 7월 애니메이션 ‘원피스’와 협업해 루피와 쵸파를 모티브로 한 이달의 맛을 출시했다. 작품에 등장하는 해적선과 보물상자를 형상화한 아이스크림 케이크, 캐릭터 음료 등과 관련 굿즈도 함께 선보였다.
메가MGC커피는 극장판 애니메이션 ‘사랑의 하츄핑: 고래보석의 전설’과 협업한 랜덤 인형 키링 6종을 선보였다. 자체 앱을 통해 사전예약을 받고 매장에서 상품을 수령하도록 구성해 캐릭터 굿즈를 앱 이용과 매장 방문으로 연결했다.
단순히 캐릭터가 들어간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메뉴를 먹고 굿즈를 모으고 매장을 찾는 과정까지 IP 경험으로 확장하고 있는 셈이다.
애니메이션 IP를 활용한 팬덤 소비는 편의점으로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편의점이 식음료 구매 공간을 넘어 취향과 팬덤 상품을 소비하는 채널로 역할을 넓히는 모습이다.

이마트24는 모바일 앱 예약픽업을 통해 ‘주술회전’, ‘귀멸의 칼날’, ‘체인소맨’ 등 인기 애니메이션의 피규어와 만화책 판매를 확대하고 일부 매장에서는 캐릭터 굿즈를 뽑는 ‘이치방쿠지’를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24에 따르면 올해 6~8월 애니메이션·게임 피규어와 굿즈의 월평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1% 증가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인기 캐릭터를 제품에 적용하는 것만으로도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 있었다면, 최근에는 팬들이 직접 고르고 모으고 경험할 수 있는 요소까지 함께 설계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소비자와 만나는 구매 빈도가 높은 제품일수록 앞으로 온·오프라인 경험을 연결해 팬덤과의 접점을 넓히는 협업이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