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행정복지센터와 경찰을 동시에 사칭해 피해자의 계좌를 영원으로 만들도록 유도하는 신종 보이스피싱 수법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10일 경찰청이 공개한 보이스피싱 예방 영상에 따르면, 피싱 범죄 조직은 행정복지센터 직원을 가장해 “조카라는 사람이 위임장을 들고 와 대출을 받으려 한다”며 접근한다. 피해자가 가족 관계를 부정하며 당황하는 사이, 범죄 조직은 경찰서 형사팀을 자처하는 다른 인물로 전화를 연결한다.
경찰을 사칭한 범인은 수사 중인 피싱범이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알고 있어 계좌의 돈이 빠져나갈 위험이 있다고 위협한다. 이어 계좌에 있는 돈을 안전하게 보호하려면 속히 현금으로 인출해 잔액을 ‘0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한다.
이들은 현금을 인출하게 한 뒤 “범인을 잡기 위한 수사이니 현금을 집 안의 우편함이나 에어컨 실외기 뒤에 숨겨두라”고 지시하는 방식으로 돈을 편취한다. 피해자의 자산을 보호해 주겠다는 명목과 수사 협조 심리를 교묘히 악용한 것이다.
한 피싱 피해자 가족은 과거 경험을 떠올리며 “추가 금액을 더 보내야 기존 돈을 찾을 수 있다는 말에 속아 자식과 은행,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 보냈다”며 “결국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아직도 이자를 갚고 있으며 가정이 무너졌다”고 토로했다.
반면 피싱 전화를 간파하고 대처한 사례도 있다. 한 어르신은 “처음부터 보이스피싱인 것을 알고 있었고 파출소에서 만나자고 하니 더 이상 말을 못 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생소한 수법이나 기관 사칭 전화에 대응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한다. 영상에 출연한 한 시민은 “실험이라는 것을 알고 난 뒤 가슴이 두근거리고 놀랐다”며 “앞으로 모르는 전화는 아예 받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조금이라도 내용이 이상하거나 피싱이 의심된다면 경찰청 전기통신 금융사기 통합대응단 대표번호인 1394로 전화해 문의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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