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티베트 대홍수 사망자 362명으로 늘어…1200명 이상 실종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네팔과 중국 국경의 히말라야 지역에서 빙하 붕괴로 추정되는 대규모 산사태와 갑작스러운 홍수가 발생해 최소 362명이 숨지고 1200명 이상이 실종됐다.

구조대는 도로와 통신망이 끊긴 데다 추가 산사태와 방벽호 붕괴 위험까지 겹치면서 피해 현장 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27일(현지 시간) 오후 중국 측에서는 3명이 사망하고 558명이 실종된 것으로 확인됐다. 네팔에서는 359명이 사망하고 최소 667명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 린젠은 8월 27일 베이징에서 네팔 측에서 중국인 약 100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주네팔 중국대사관이 현지 당국과 협력해 추가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측 실종자 가운데 외국인은 260명으로 파악됐다. 티베트자치구 지룽 국경검문소를 관할하는 시가체시 당국은 이날 오전 공식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이날 오후 지룽 검문소에 도착해 재난 구호 활동을 지휘하고 긴급 구조대원들을 만났다. 장궈칭 중국 국무원 부총리도 현장에 도착해 구조 작업을 지휘하고 있다.

네팔 관광청에 따르면 이번 참사로 실종된 외국인은 20여 개국 출신 540명에 달한다. 국적별로는 인도인이 약 178명으로 가장 많고 미국인 65명, 말레이시아인 55명, 호주인 35명, 영국인 33명, 캐나다인 25명 등이 포함됐다.

한국인 9명도 실종됐다. 이들은 네팔 라수와 지역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던 두산에너빌리티 직원 6명과 한국남동발전 직원 3명으로 확인됐다.

네팔 관광청 대변인은 앞서 AP통신에 실종 관광객 가운데 133명이 인도 순례객이라고 밝혔다.

이번 재난은 지난 26일 네팔에서 시작돼 오전 10시30분께 중국 티베트자치구 시가체시 지룽현을 덮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자연자원부 소속 원격탐사 수석 엔지니어인 궈자오청은 네팔 고산지대에서 빙하가 붕괴하면서 이번 참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떨어져 나온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하류로 쓸려 내려가 토석류를 형성했고, 이 토석류가 중국 측 국경 항만 시설을 강타했다는 설명이다.

네팔 당국은 초기 평가에서 빙하 하단부가 지진으로 붕괴하면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빙하 붕괴의 충격은 규모 5.2의 지진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방출한 것으로 분석됐지만,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지각 변동에 따른 지진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피해 지역은 티베트의 성지인 카일라스산과 마나사로바르호로 향하는 주요 순례길과 인접해 있다. 특히 따뜻한 계절에는 인도 등에서 많은 순례객이 이 지역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 작업의 최대 난관은 새로 형성된 방벽호다. 중국 관영 CCTV와 시가체 군사당국에 따르면 피해가 집중된 항만에서 약 2.5㎞ 떨어진 곳에는 산사태 잔해가 최대 1.5m 두께로 쌓이면서 물이 고인 호수가 형성됐다. 이 때문에 중장비가 피해 지역으로 접근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네팔과 중국의 강이 합류하는 지점에 형성된 이 호수는 추가 산사태를 일으킬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수자원 당국은 호수에 이미 약 200만㎥의 물이 차 있으며 물이 넘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향후 3일 동안 약 300만㎥의 물이 추가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호수의 붕괴 위험도 커지고 있다. 당국은 앞으로 내릴 폭우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전문가들을 현장에 보내 방벽호를 감시하고 있다.

구조대원들은 중국 매체 더 페이퍼에 항만 상류에 약 3㎞ 길이로 쌓인 퇴적물을 안전하게 제거하기 위해서는 우선 방벽호의 물을 빼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중국 기상 당국도 앞으로 3일간 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산사태와 낙석, 갑작스러운 홍수 등 2차 재해 위험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험준한 지형도 구조 작업을 가로막고 있다. 중국 자연자원부 소속 기술진에 따르면 빙하 정상부의 호수에서 계곡 바닥까지 수직 고도가 3000m 이상 차이 나는 구간이 있어 추가 붕괴가 발생할 경우 피해가 급격히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lj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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