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디넷코리아]
HD현대중공업 노조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가결하며 파업을 포함한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했다.
27일 HD현대중공업에 따르면 노조가 지난 25일부터 이날까지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재적 조합원 대비 66.18%의 찬성률로 안건이 가결됐다.
전체 조합원 8127명 가운데 5607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찬성은 5379명, 반대는 219명, 기권은 9명으로 집계됐다. 쟁의행위 가결 기준은 전체 재적 조합원의 과반 찬성이다. 투표 참여자만 놓고 보면 찬성률은 약 95.9%에 달한다.

노조는 앞서 지난 14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두 차례 조정회의를 거쳐 지난 24일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진 데 이어 이번 찬반투표까지 가결되면서 합법적인 쟁의행위에 나설 수 있는 요건을 갖추게 됐다.
노조는 높은 찬성률을 두고 사측의 교섭 태도에 대한 조합원들의 불만이 반영된 결과라고 주장했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와 현대건설기계지회, 현대일렉트릭지회는 공동 입장문에서 이번 투표 결과를 사측의 지지부진한 교섭에 대한 조합원들의 경고라고 평가했다.
노조는 조선업 불황기에 진행된 구조조정과 최근 호황기 성과 배분 문제도 이번 투표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작업장 안전 문제와 하청 노동자 교섭, 이주노동자 처우, 재하도급 구조 개선 등도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제시했다.
노조는 향후 쟁의대책위원회 결정에 따라 파업을 포함한 공동 투쟁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번 투표 가결이 곧바로 파업 돌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실제 쟁의행위 여부와 일정, 방식은 향후 교섭 상황과 쟁의대책위원회 논의를 거쳐 결정될 전망이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6월 2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진행하고 있지만 핵심 요구안을 놓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월 기본급 14만 9600원 인상(호봉승급분 별도)을 비롯해 상여금 100% 인상, 영업이익 최소 30%의 공정한 성과 공유, 휴가비와 축하금 등의 통상임금 산입, 신규 채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 교섭에서는 조선업 호황에 따른 성과 배분이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2분기 매출 6조 3322억원, 영업이익 1조 39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0.6% 증가했다. 실적 개선이 본격화하면서 노조는 불황기에 고통을 분담했던 만큼 호황기의 성과도 노동자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최근 교섭 속도를 높이기 위해 다음 주부터 본교섭 횟수를 주 3회로 늘리고 대표자 교섭과 실무교섭을 병행하자고 사측에 제안했다. 노사는 본교섭을 매주 화요일 열고 추가 교섭 일정은 간사 간 협의를 통해 정하기로 했으며, 다음 18차 본교섭은 오는 9월 1일 열릴 예정이다.
노사 갈등이 실제 파업으로 이어질 경우 생산 일정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해 임단협 과정에서도 4차례 전면 파업과 11차례 부분 파업을 벌인 뒤 합의에 이른 바 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회사는 노사 간 입장 차를 좁히기 위해 교섭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