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다카이치. 패전일 야스쿠니 참배 보류…韓과 양호한 관계 고려”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오는 15일 패전일에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国) 신사 참배를 보류할 것으로 보인다고 13일 지지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한국과 양호한 관계, 11월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가을 이후 외교 일정을 고려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다카이치 총리 주변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과의 관계가 복잡해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일 양국은 정상들이 상대국을 오가는 ‘셔틀 외교’를 계속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월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나라(奈良)시에 방문했다. 5월엔 이 대통령의 고향인 안동에 다카이치 총리가 방문하면서 우호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일 외교 소식통은 이러한 상황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가면 (이재명) 대통령은 배신당했다고 느낄 것”이라며 “양호한 일한(한일) 관계 기조는 끝난다”고 지적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국과의 관계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총리는 올 가을 유엔 총회 일반토론 연설, APEC 정상회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외교 일정이 잡혀 있다.

특히 APEC 정상회의에선 중일 정상회담 실현이 주목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으로 중일 관계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APEC을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통신은 “(다카이치)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면 중국이 맹반발해 회담 실현이 어려워지는 것은 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일 관계 악화를 우려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끼친 듯하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달 22일 방문지인 필리핀 마닐라에서 취재진에게 중일 관계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미국은 2013년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을 때 이례적으로 ‘실망’을 표명했다.

다카이치 총리와 가까운 집권 자민당 의원은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는 참배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 전에 환경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통신에 밝혔다.

강경 보수 성향인 다카이치 총리는 총리 취임 전에는 장관 재임 기간을 포함해 매년 야스쿠니 신사의 봄·가을 예대제(例大祭·제사) 기간과 패전일인 8월 15일에 참배해왔다. 그는 과거 총리 취임 후에도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총리 취임 후인 지난해 10월 야스쿠니 신사의 가을 예대제, 올해 4월 봄 예대제 기간에 참배를 하지 않았다. 공물을 보냈다.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다. 도조 히데키(東條英機)를 비롯해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근대 100여 년간 일본이 일으킨 침략전쟁에서 숨진 246만6000여명의 위패가 안치된 곳이다. 강제로 전쟁에 동원됐던 한국인 2만여 명도 합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aci2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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