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밑천부터 드러내자”…민속박물관이 꺼낸 ‘북녘 컬렉션’

[서울=뉴시스]한이재 기자 = “우리가 매우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지만, 북한을 알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느냐는 반성에서 시작한 전시입니다.”

11일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린 언론간담회에서 장상훈 관장은 오는 12일 개막하는 특별전 ‘제로: 민속의 길에서 만난 북한’의 시작을 이렇게 설명했다.

박물관이 소장한 북녘 생산의 생활 도구와 공예품 등 총 3000여점 중 316건 346점으로 이번 전시를 꾸몄지만, 총 18만점의 박물관 컬렉션에 포함된 다른 나라에 비하면 훨씬 적다는 반성이다.

“사실은 어떻게 보면 저희 밑천을 좀 드러내 보이는 거죠. 여기를 출발점으로 삼아서 북한 지역의 광복 이전 풍속은 어땠을까, 설에는 뭘 하고 동짓날에는 뭘 했을지 이런 작업을 늦게나마 해나가려고 해요.”

이번 전시는 광복 이전에 현재 북한의 지역에서 만들어진 민속품을 선보이는 자리로서, 박물관이 소장한 후 수십 년 동안 수장고에 보관됐던 유물을 꺼내는 의미가 크다.

금강산 기록, 해주항아리, 해주반, 박천 반닫이, 북청사자놀음 사자탈 등 우리 생활과 비슷하거나 실제로 사용되는 북녘 지역의 유물들이다.

북한을 전시로 선보이는 건 실향민, 탈북자 등 10년 전부터 박물관이 관심을 가져온 북한에 대해 더 깊은 탐구를 해 나가겠다는 취지이자, 오늘날 북한으로 변화 이전의 모습부터 이후까지 향후 연이어 전시를 구상한다는 뜻이다.

이건욱 전 전시운영과장은 “민속이라는 건 하나의 단절된 지점이 아니다. 삶을 살아가면서 계속 변화하는 과정”이라며 “시작점으로서는 여기도 좀 아쉽겠지만, 계속하면서 나중에 진짜 북한전까지 나가는 게 큰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북한과 남한으로 분단 되기 이전 시기에 집중하면서도 ‘북한’으로 이름 지은 배경이기도 하다.

이는 박물관이 세계 민속 문화나 재외동포는 30년 이상 연구한 데 비해 그 기간이 짧다는 점과 북한의 정치, 경제, 사회보다 문화에 관한 연구가 부족했다는 자각에서 시작된 것이다.

전시를 기획한 하도겸 학예연구사는 “북한은 가깝고도 먼 나라라서 친근감도 있고 적대감도 있다”며 “선입견과 편견을 버리고 한 민족이던 시대로 돌아가서 다르지만, 또 다르지 않은 부분을 보자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향후 북한 관련 전시, 교육 프로그램 운영, 다큐멘터리 제작뿐만 아니라,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관의 지역성을 살려 북한 민속 특화 수장고로 만드는 일도 고려하고 있다.

김창호 학예연구관은 “국립민속박물관이 실향민 조사도 했었고 무속 등 계속 북한 연구를 하고 있다”며 “(특별전은) 관련 사료나 구술 보고서 등 박물관이 축적한 자료를 앞으로 어떻게 발전시키고 연구를 어느 정도로 확장할 수 있을까에 대한 첫 시도”라고 했다.

전시는 내년 2월 14일까지.

◎공감언론 뉴시스 nowo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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