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은 러시아로, 러 기술은 북으로…북·러 첫 도로교 완공 코앞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러시아와 북한을 잇는 사상 첫 도로교가 거의 완공됐다. 교량은 연결됐지만 러시아 측 국경시설 공사가 늦어져 개통은 미뤄졌다. 우크라이나 인권단체는 이 다리가 북한군을 러시아로 보내고 러시아의 기술과 자원을 북한으로 운반하는 군수 회랑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가디언은 28일(현지시간) 두만강을 가로질러 러시아 연해주 하산과 북한 라선시 두만강 일대를 연결하는 도로교 건설이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양국은 지난 6월19일 개통을 목표로 잡았다. 위성사진상 북한 측 세관·검역 시설은 거의 완공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러시아 측 세관 단지에는 공사가 상당 부분 남았다. 새 개통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교량 본체는 길이 850m, 폭 7m의 왕복 2차로다. 양쪽 진입도로를 포함한 전체 연결 구간은 4.7㎞이며 바로 옆에는 지금까지 양국을 이어온 유일한 철도교가 놓여 있다. 지난 4월 위성사진에는 러시아 측에 10개 차로 규모의 국경검문소와 헬기 착륙장이 건설되는 모습도 포착됐다.

러시아와 북한 당국은 새 교량의 목적을 교역·관광 확대라고 설명한다. 조선중앙통신은 이 다리가 인적 왕래와 관광, 상품 유통을 늘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 교통부도 물류를 개선하고 접경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트루스 하운즈는 현재 교역 규모만으로는 1억 달러가 넘는 사업비를 설명하기 어렵다고 봤다. 러시아 물류업계가 추산한 2024년 북러 교역액은 3400만 달러였다. 현재 환율로 사업비는 약 1470억원, 연간 교역액은 약 500억원이다.

관광 수요도 아직 크지 않다. 러시아 국경 당국 집계상 2025년 러시아인의 북한 방문은 1만 건이었지만 관광 목적은 5075건이었다. 주요 관광 목적지인 평양도 교량에서 500㎞ 넘게 떨어져 있다.

트루스 하운즈는 이런 점을 근거로 새 교량의 전략적 목적에 주목했다. 공개자료와 상업용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도로가 철도보다 화물의 성격과 이동 경로를 감추기 쉬워 군수 회랑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교량은 아직 정식 개통되지 않았으며 실제 병력이나 무기 수송에 이용됐다는 사실도 확인되지 않았다.

조사를 이끈 나자르 미훈은 철도차량은 형태와 개방 여부만으로도 적재 화물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그는 “트럭은 위성사진에서 거의 항상 똑같이 보인다”고 말했다.

열차는 정해진 역과 하역장을 거쳐야 하지만 트럭은 훨씬 다양한 장소에서 화물을 싣고 내릴 수 있다. 양국의 도로망도 철도망보다 넓어 전체 이동 경로를 계속 감시하기 어렵다. 러시아와 북한의 철도 궤간이 달라 화물을 옮겨 싣거나 차륜을 교체해야 하는 제약도 도로교에는 없다.

양국은 2024년 6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포괄적 전략동반자조약을 체결할 당시 도로교 건설에 합의했고 이듬해 4월 착공했다. 군사협력도 확대돼 북한은 약 1만4000명의 병력을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투입한 것으로 추산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5일 러시아가 북한군 3만명을 추가로 받아들이려 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와 북한은 추가 파병 주장에 공식 확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트루스 하운즈는 새 도로가 북러 간 병력·무기·기술 이동을 더 쉽고 불투명하게 만들어 한반도 주변국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가디언은 크렘린이 이러한 조사 결과에 대한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ungh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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