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강건우 인턴기자 = 최근 국제유가와 금값이 동시에 하락한 가운데 현재 시장 흐름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시장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가능성을 과도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로빈 브룩스 전 골드만삭스 수석 외환전략가(현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온라인 뉴스레트 사이트 서브스택에 올린 글에서 최근 금융시장은 경제 상황보다 연준의 정책 신호를 과도하게 매파적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브렌트유 가격은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았지만 현재는 70달러대 초반까지 내려왔다. 금값 역시 온스당 4000달러 수준에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완화되며 유가가 떨어졌고,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강화되면서 금값이 약세를 보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 가격은 금리가 오르면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금은 예금이나 채권처럼 이자를 지급하지 않기 때문에 금리가 높아질수록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실질금리가 상승하면 금 보유의 기회비용이 커지면서 금값에는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브룩스는 이러한 시장 해석이 과도하다고 봤다. 그는 “지난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사실상 퍼포먼스였다”며 “케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이 첫 출석에서 자신과 백악관 사이에 명확한 선을 긋기 위해 일부러 강경하게 발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장의 금리 인상 기대에 대해서도 “유가가 사실상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는데도 시장은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반영하고 있다”며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는 현재의 시장 흐름을 이른바 ‘디플레이션 트레이드(deflation trade)’로 규정했다. 이는 물가 상승 압력이 약해질 것으로 보고 금과 같은 실물자산보다 현금이나 채권 등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투자 흐름을 의미한다.
브룩스는 “현재의 디플레이션 트레이드는 한때의 유행일 뿐”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내달 14일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기점으로 시장의 분위기가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유가 하락이 실제 물가 둔화로 이어진다는 점이 확인되면 연준은 금리 인상보다는 인하 쪽으로 방향을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장이 인식하게 될 것”이라며 “그 경우 금값은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주요 선진국(G10)의 확장적 재정 정책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만큼, 금을 중심으로 한 장기 강세 흐름 역시 다시 강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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