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유럽연합(EU)이 알루미늄 스크랩이 역외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수출 부담금 부과에 나선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원자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폐기물이 새로운 자원 안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26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는 9월 9일부터 알루미늄 스크랩 수출에 15%의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복수의 소식통은 해당 방안이 시행되면 브뤼셀이 역외로 반출되는 상품에 부담금을 부과하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U 업계는 해외 업체들이 유럽산 알루미늄 스크랩을 대량으로 사들여 자국에서 가공한 뒤 다시 EU에 판매하면서 역내 생산 기반이 약화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미국과 중국의 원자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EU도 알루미늄 원료를 역내에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완성 알루미늄 제품에는 5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알루미늄 스크랩에는 관세를 면제하고 있다. 최근에는 호르무즈 해협 폐쇄 여파로 걸프 지역의 수출이 줄면서 유럽산 스크랩에 대한 수요가 더욱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단체인 유러피언 알루미늄에 따르면 EU의 알루미늄 스크랩 수출은 지난해 127만t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2019년보다 약 50% 증가한 규모이며, 대부분 인도와 중국으로 수출됐다.
시장조사업체 패스트마켓츠에 따르면 알루미늄 스크랩 가격은 지난해 10월 t당 1500유로에서 현재 2240유로로 약 50% 상승했다. 반면 알루미늄 가격은 같은 기간 t당 약 2700유로에서 3150유로로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제한되면서 EU 생산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됐다.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관련 조치를 6월까지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스크랩 거래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폐기물 업계를 대표하는 로비단체 FEAD는 스크랩 수출 제한이 업계에 불공정한 불이익을 주고 EU와 세계 순환경제를 저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유러피언 알루미늄의 폴 보스 사무총장은 “유럽 산업은 불공정하게 짜인 게임이 아니라 공정한 경쟁을 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며 “이번 조치는 근본적으로 변화한 세계에서 유럽의 이익을 지키겠다는 EU 집행위원회의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이번 방안은 9월 회원국들의 가중다수결 승인을 거쳐 시행 여부가 결정된다. EU는 이와 함께 풍력 터빈과 전기차 등에 사용되는 희토류 자석의 수출 제한 방안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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