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기준금리 14.5%·0.5%P↓…”전시 경제둔화에 대응 8연속 인하”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는 러시아의 중앙은행은 2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14.5%로 인하했다.

타스 통신과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날 금융정책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종전 15.0%에서 0.5% 포인트 내리기로 결정했다.

전시 경제감속을 떠받치기 위해 중앙은행은 8회의 연속 금리를 낮췄다. 시장 예상과도 일치했다.

중앙은행은 성명을 통해 물가 상승 기조가 아직 충분히 약화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러시아 연방통계국 데이터로는 3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5.9%로 2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중앙은행 목표치 4%에 도달하지 못한 채 고공행진하고 있다. 4월20일 시점에 인플레율은 5.7%로 나타났다.

4월 금융정책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놓고 동결과 0.5% 포인트 인하 두 가지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동결을 고수하는 측은 근원 CPI가 지난해 중반 이래 4~5% 수준에서 크게 낮아지지 않고 물가상승 위험이 여전히 크다고 지적했다.

중앙은행은 물가가 목표 수준 아래로 떨어지거나 실업자가 크게 증가하는 않는 한 더욱공격적인 완화는 어렵다는 자세를 취했다.

러시아 경제는 요즘 감속 흐름이 뚜렷하다. 2025년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대비 1% 증가에 그치며 3년 만에 성장률이 낮아졌다.

2026년 경제성장률 전망은 0.5~1.5% 잡고 있다. 다만 올해 1~2월에는 마이너스 1.8% 성장으로 떨어지면서 경기 부진을 드러냈다.

중앙은행은 부진의 배경으로 부가가치세 인상, 영업일 감소, 악천후 등 일시적 요인을 들었다. 소비와 투자도 전반적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다만 3월 이후 일부 지표는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앙은행은 최근 데이터에서 경제가 다시 성장 궤도로 복귀하는 신호가 나왔다고 평가했다. 기업 경기 조사에서도 현재 상황과 향후 전망이 모두 개선했다.

그러나 대외 변수는 여전히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이란전쟁으로 촉발한 에너지 가격 급등과 지정학적 긴장은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에너지 가격이 뛰어오르는 가운데 러시아산 원유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중앙은행은 2026년 예상 평균 원유가격을 배럴당 65달러로 높였다.

중앙은행은 이러한 환경이 세계 경제 전망을 악화시키고 추가적인 인플레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재정정책도 통화정책 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중앙은행은 정부지출 확대와 재정적자 증가가 현실화될 경우 한층 긴축적인 정책이 필요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지출이 많아지면 민간에 대출하는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앙은행은 중기 전망에서 2026년 평균 기준금리 예상치를 14~14.5%로 제시해 종전 13.5~14.5% 범위보다 소폭 상향 조정했다.

이는 완화 기조를 유지하되 물가 리스크를 고려해 신중한 접근을 이어가겠다는 시그널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중앙은행이 예상보다 매파적인 메시지를 내놓았다고 평가했다.

경제계에서는 기준금리 수준이 여전히 높다는 분위기다. 성장에 도움이 되는 금리 수준을 약 12%로 보고 있다. 하지만 중앙은행은 현재로서는 물가 안정이 최우선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앞서 러시아 중앙은행은 군사지출 확대에 따른 과열을 억제하기 위해 2023~24년에 걸쳐 기준금리를 단계적으로 21%까지 올렸다.

이후 물가상승률이 점차 안정된다는 판단 아래 2025년 6월 회의에서 2022년 9월 이래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내리고서 완화 기조를 지속했다. 중앙은행은 차기 기준금리 결정 회의를 6월19일에 개최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yjj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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