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디넷코리아]
국내 고급 AI 인재들이 높은 기술 역량에도 불구하고 창업 실행력과 경험 측면에서는 뚜렷한 한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 기반 혁신 잠재력은 충분하지만, 이를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심리적·환경적 제약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AI 전공 석·박사급 인재 71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기술 자기효능감은 평균 7점 이상으로 높게 나타난 반면, 창업 관련 역량에 대한 자신감은 5~6점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기술 개발 능력과 사업화 역량 간 괴리가 존재함을 의미한다.
실제 창업 의지에서도 이러한 차이는 확인된다. 대학원생의 경우 59.8%가 창업 의사가 없다고 응답했으며, 직장인은 69.8%가 창업 의향을 보였지만 대부분 장기 계획에 그쳤다. 특히 기회와 자원이 있다면 창업을 하고 싶다는 응답이 66.7%에 달했지만, 현실적인 실행 단계에서는 신중한 태도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을 가로막는 주요 요인으로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낮은 사업 기회 인식이 지목됐다. 전체 응답자의 66.3%는 실패 부담으로 창업을 주저한다고 답했고, 향후 6개월 내 사업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긍정 응답은 29.4%에 그쳤다. 사회적 분위기 역시 창업 친화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직장인의 경우 창업을 바람직한 경력으로 본다는 응답이 22.3%에 불과했다.
창업 의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개인의 태도와 주변 환경이 핵심 변수로 작용했다. 창업을 매력적인 경력으로 인식할수록, 가족·지인 등 주변의 지지가 높을수록 창업 의지가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반면 기술 역량에 대한 자신감이 높을수록 창업 의지는 오히려 낮아지는 역설적 결과도 나타났다. 이는 안정적인 취업 기회가 높은 AI 인재일수록 창업의 기회비용을 크게 인식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경험 요소 역시 중요한 변수로 분석됐다. 창업 경진대회 참가나 스타트업 근무 경험이 있는 경우 창업 의지가 유의미하게 높아졌으며 주변에 창업자가 많을수록 창업을 현실적인 선택지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창업 교육이나 세미나 참여는 유의미한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AI 인재 정책이 기술 교육 중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단순한 역량 강화보다 실전 경험, 네트워크, 문화적 인식 개선을 포함한 생태계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창업과 취업 간 기회비용 격차를 줄이는 정책적 지원 없이는 고급 AI 인재의 창업 활성화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고급 AI 인재의 창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실전 경험 기회 확대와 함께 창업을 매력적인 경력 경로로 인식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며 “창업과 취업 간 기회비용 격차를 완화하고 기업가적 활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