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디넷코리아]
인간의 뇌 신호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즉각적으로 행동을 조정하는 로봇 시스템이 개발 중이다.
과학매체 인터레스팅엔지니어링은 미국 오클라호마주립대학교 연구진이 연구 중인 로봇 시스템을 최근 보도했다.
일반적으로 로봇은 인간의 명령을 수행할 수 있지만, 오류가 발생했을 때 이를 인지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연구진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로봇이 인간의 본능적 반응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대응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연구팀은 인간의 뇌에서 발생하는 신호를 읽어 즉각적으로 행동을 수정할 수 있는 ‘신경 적응 제어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이 시스템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를 활용해 사람이 실수를 인지할 때 나타나는 뇌파 ‘ErrP(Error-related Potential)’를 감지한다. 해당 신호는 사람이 물리적으로 반응하기 전에도 거의 즉시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사용자는 머리에 착용하는 뇌파 측정 장치를 통해 ErrP 신호를 전달하고, 로봇은 이를 입력 받아 밀리초(ms) 단위로 속도를 줄이거나 동작을 멈추고, 필요 시 제어권을 인간에게 반환할 수 있다.
헤만트 만주나타 오클라호마주립대 기계항공공학과 조교수는 “원자력 발전소 해체나 심해 탐사처럼 위험성이 높은 환경에서는 로봇에 모든 권한을 맡기기 어렵다”며 “현실 세계는 매우 예측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원격 조종 시스템은 인간이 직접 로봇을 제어할 수 있지만, 장시간 사용 시 피로도가 높고 돌발 상황에 빠르게 대응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만주나타 교수는 “기존 로봇은 충돌이 발생한 이후에야 오류를 인지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람이 이를 수정하려 할 때는 이미 늦었을 수 있지만, 뇌 신호를 활용하면 더 이른 단계에서 경고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시스템의 핵심은 인간의 전대상피질에서 생성되는 ErrP 신호를 감지하는 데 있다. 해당 신호는 일종의 내부 경보 시스템처럼 작동한다. 그는 “뇌가 오류를 감지하는 속도는 손으로 이를 수정하는 속도보다 훨씬 빠르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시스템의 실용성을 높이기 위해 일반적인 뇌 패턴을 학습한 뒤, 이를 개인별로 조정하는 적응형 디코딩 모델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기존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에서 요구되던 긴 초기 설정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또한 로봇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신호 시간 논리(Signal Temporal Logic)를 적용, 엄격한 동작 규칙을 설정했다. 이를 통해 인간의 뇌 신호에 반응하면서도 시스템이 통제된 범위 내에서 작동하도록 했다.
만주나타 교수는 “안전은 이 프로젝트의 핵심”이라며 “뇌 신호가 이상 상황을 감지한다면, 신호 시간 논리는 그에 따른 행동 규칙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기술은 산업 현장을 넘어 의료 분야로도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향후 사용자의 의도를 반영해 스스로 조정되는 의수•의족이나 외골격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도 기대된다. 만주나타 교수는 “사용자가 의족의 움직임이 잘못됐다고 느끼는 순간 이를 감지하고 스스로 교정하는 장치를 상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