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주민 병 들면 죽는다…봉쇄에 정상운영 병원 전무

가자지구에서 피어오르는 포연[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가자지구의 의료기관들이 가까스로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습니다.
병원 절반이 이미 문을 닫았고, 운영 중인 병원들도 정상 운영은 어려운 상황입니다. 연료와 의료 필수품 부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병원 운영이 중단되는 경우 가자지구의 위기상황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영국 BBC·미국 NBC방송 등에 따르면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나세르 종합병원이 11일(현지시간) 현재 비축한 발전기용 연료는 3천L로 이 병원이 하루 정상 운영에 필요한 4천500L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합니다.

가자지구 전역에서 병원들이 연료 부족 상황을 겪고 있습니다.
앞서 가자시티의 알아흘리 병원에서는 연료 부족 탓에 신생아 4명이 인큐베이터를 나눠 써야 하는 현실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이스라엘군이 약 130일 동안 가자지구 내 연료 반입을 전면 차단하면서 이런 상황이 초래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계속되면 중환자실, 신생아병동 등 필수 병동에서 환자의 사망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언제든 총탄이 날아올 수 있는 전쟁터의 불안감도 병원 운영을 방해하는 요인입니다.
10일 이스라엘군은 나세르 종합병원에서 약 200m 정도 떨어진 지역까지 탱크와 지상군을 투입해 군사작전을 진행했했습니다. 목격자들은 이스라엘군 탱크가 인근 피란민 텐트촌을 향해 포탄을 발사했다고 BBC방송에 전했습니다. 당시 병원에는 중환자를 비롯한 환자들과 의료진 등 수십명이 머물고 있었다. 병원 입구 근처에 있던 민간인이 유탄에 맞아 다치는 경우도 있었다고 나세르 병원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나세르 병원의 한 의사는 BBC에 “의료진은 이스라엘군으로부터 작전과 관련한 아무런 사전 통보도 받지 못했다”며 “어떤 경보도 없었는데 사방에서 총소리가 들렸다. 이스라엘군은 지역에 쳐들어와 마이크로 당장 이 지역을 떠나라고 했다”고 상황을 전했습니다. NBC에 따르면 전쟁 초기인 2023년 12월 가자지구 북부에서 의료진들의 긴급 대피로 방치됐던 알나스르 어린이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이미 부패가 시작된 신생아 시신이 여러 구 발견돼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겼습니다. 당시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의료진이 황급히 대피하다가 미처 신생아 환자를 챙기지 못했다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외상환자도 병원에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알나세르 병원을 방문한 세계보건기구(WHO) 관계자는 이 병원을 ‘거대한 외상병동’으로 표현했다. 350병상 규모인 알나세르 병원은 현재 700명 이상을 치료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최근 4주 동안 구호품 배급 현장에서 부상자들이 크게 늘었다고 WHO 관계자는 전했다. 가족을 위해 식량을 얻어가려다가 별안간에 날아온 총알에 맞는 사례가 많습니다. 이 병원에는 두부 총상으로 사지마비에 빠진 13세 소년, 목에 총알이 박혀 마찬가지로 사지마비에 빠진 21세 남성 등이 이런 과정에서 부상을 당해 치료 중입니다. 의료진은 거의 24시간 탈진 상태에서도 근무를 계속하고 있다고 WHO는 덧붙였습니다. 나세르 병원 응급실 의사는 BBC에 “살인기계를 멈추라. 단 하루만이라도. 딱 근무조 한 번만이라도 이런 중상자 없이 지내고 싶다”며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탈진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다만 “그래도 일해야 한다. 살려야 할 생명이 있으니까”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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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good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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