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측근 로라 루머, 정치 게시물 ‘뒷돈’ 의혹…건당 700만원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인 극우 활동가 로라 루머가 개인 고객들로부터 돈을 받고도 이를 공개하지 않은 채 소셜미디어에 정치적 메시지를 게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게시물 한 건당 최대 5000달러(약 700만원)를 받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7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2024년 대선 캠프 고문이었던 알렉스 브루제비츠와 거래 관계자 3명의 증언을 토대로 이같이 보도했다.

제보자 가운데 2명은 루머에게 직접 돈을 지급해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정치적 게시물을 올리도록 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한 명은 고객들을 대신해 루머와 계약을 중개했다고 말했다.

WP가 확인한 은행 거래 이메일과 송금 명세서에는 지난해 5월 이후 루머와 그가 소유한 플로리다 소재 회사 킹 브레이커 미디어에 총 6만 달러(약 8100만원)가 네 차례에 걸쳐 송금된 것으로 나타났다. 문서에 지급 목적은 명시되지 않았지만, 관계자 2명은 정치적 게시물의 대가였다고 주장했다.

브루제비츠는 지난해 자신의 정치 컨설팅 회사 X 스트래티지스를 통해 루머에게 정책 관련 게시물 작성 비용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그는 거래를 직접 중개했지만 정치적 게시물의 대가를 더 명확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현재 상황이 “통제 불능 상태”라고 지적했다.

루머는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브루제비츠 측이 연구 자료 작성을 의뢰했고, 자신은 해당 자료를 배포했을 뿐이라며 트윗 게시 자체의 대가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다른 제보자들이 제시한 건당 3000~5000달러의 비용에 대해서도 “트윗 하나에 5000달러를 청구하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루머와 거래한 관계자들은 그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접근할 수 있고 백악관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을 계약 이유로 꼽았다.

극우 성향과 허위정보 확산을 연구하는 단체 오픈메저스의 재러드 홀트 선임연구원은 “루머는 대통령에게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대통령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33세인 루머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인 온라인 지지자로, 두 번째 임기 들어 백악관 집무실에서 비공개 면담을 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그를 “매우 좋은 사람이자 애국자”라고 평가했다.

루머가 국가안보회의(NSC) 직원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뒤 이들이 해고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루머가 해고를 권고한 적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직접적인 개입은 부인했다.

이번 의혹은 정치적 목적으로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작성하는 인플루언서들의 후원 공개 문제에도 관심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상품 홍보 대가를 받은 인플루언서에게 이를 공개하도록 요구하지만 정치 광고는 관할 대상이 아니다.

비영리단체 선거법률센터는 지난해 연방선거위원회(FEC)에 정치적 게시물에도 후원자 정보를 표시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청원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최근 유료 정치 메시지의 후원자를 공개하지 않는 인플루언서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루머는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은 정치적 게시물 판매가 아니라 홍보와 상대 진영에 대한 조사라고 강조했다. WP가 의혹을 보도한 뒤에는 자신의 온라인 방송 ‘루머 언리쉬드’를 잠정 중단하고 휴식과 결혼식 준비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방송 중단은 미리 계획된 일이었다고 해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j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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