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보고서] 544마력으로 달리는 퍼스트클래스…더 뉴 BMW i7 60

[지디넷코리아]

도로 위를 미끄러지듯 달렸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조차 차체가 덜컹이는 느낌을 거의 받지 못했다. 고속에서는 운전대를 움직이는 대로 빠르게 방향을 틀었고, 속도를 낮추면 대형 세단 특유의 편안함이 살아났다.

지난 5일 더 뉴 BMW i7 60 xDrive를 타고 서울 광진구 워커힐에서 경기 가평 청평 프렌치발리까지 운전했다. 이후 미사 경정공원에서 워커힐까지는 뒷좌석으로 자리를 옮겨 쇼퍼드리븐 성격을 체험했다. 가격은 퓨어 엑설런스 2억 1490만원, M 스포츠 패키지 2억 1790만원이다.

더 뉴 BMW i7 60 xDrive는 7세대 7시리즈 부분변경 모델의 순수전기차다. 차체 크기는 전장 5395㎜, 전폭 1950㎜, 전고 1560㎜이며 휠베이스는 3215㎜다. 공차중량은 2805㎏에 달한다.

BMW i7 60 (사진=지디넷코리아)

앞뒤 차축에 전기모터를 하나씩 탑재해 합산 최고출력 544마력, 최대토크 76.0㎏·m를 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4.8초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2.8톤이 넘는 차체가 망설임 없이 속도를 높인다. 힘을 한꺼번에 쏟아내기보다 매끄럽게 속도를 붙이는 감각이 플래그십 세단에 가까웠다.

고속도로와 국도를 오가는 동안 노면 소음은 거의 들리지 않았다. 순수전기차라 엔진음이 없는 점을 고려해도 바닥과 타이어 주변에서 올라오는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노면의 크고 작은 굴곡도 매끈하게 걸러냈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조차 차체가 덜컹이거나 충격이 탑승자에게 직접 전달되는 느낌을 받기 어려웠다.

어댑티브 2-액슬 에어 서스펜션과 액티브 안티롤 바를 포함한 어댑티브 섀시 컨트롤 프로페셔널이 노면 충격과 코너에서의 차체 기울어짐을 억제한다.

부드럽다고 운전 재미까지 희석된 것은 아니다. 고속에서는 운전대 움직임에 맞춰 차체가 빠르게 반응했다. 큰 차를 억지로 돌린다는 느낌보다 운전자의 조작을 곧바로 따라오는 감각이 강했다.

BMW i7 60 (사진=지디넷코리아)

뒷바퀴를 최대 3.5도까지 움직이는 인테그럴 액티브 스티어링은 저속에서 회전반경을 줄이고 고속에서는 안정성을 높인다. 천천히 달릴 때는 편안한 대형 세단, 속도를 높이면 운전자가 직접 몰기 좋은 BMW로 성격을 바꿨다.

워커힐에서 청평까지 기록된 주행거리는 49.2㎞다. 1시간 9분 동안 주행했고 평균속도는 시속 42.7㎞였다. 차량에 표시된 평균 전비는 5.6㎞/㎾h로 복합 인증 전비 4.0㎞/㎾h를 웃돌았다. 총소비전력은 8.9㎾h, 회생제동으로 회수한 전력은 5.0㎾h였다.

주행 성능과 승차감은 인상적이었지만 디지털 경험은 아쉬움을 남겼다. 앞유리 하단을 가로지르는 BMW 파노라믹 비전과 3D 헤드업 디스플레이, 중앙 디스플레이가 동시에 여러 정보를 보여주면서 오히려 내비게이션 안내를 확인하는 시선이 분산됐다.

운전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가까이 보여주겠다는 취지와 달리 화면이 많아지면서 어디에 시선을 둬야 할지 혼란스러운 순간도 있었다. 기능이 늘어난 만큼 조작 체계도 복잡해졌다. 여러 메뉴에 흩어진 기능을 운전 중 바로 찾아 쓰기 어려웠다. 필요한 기능에 쉽고 빠르게 접근하도록 사용성을 개선하는 것은 BMW가 풀어야 할 과제로 보인다.

BMW i7 60 쇼퍼드리븐 체험 (사진=지디넷코리아)

뒷좌석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좌석과 사운드 시스템이었다. 최대 43도까지 눕힐 수 있는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시트와 일체형 레그레스트가 몸을 편안하게 받쳤다. 자동차 좌석이라기보다 고급 소파에 앉아 쉬는 듯한 느낌에 가까웠다.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바워스앤윌킨스 다이아몬드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은 뒷좌석 경험을 한층 끌어올렸다. 최대 36개 스피커와 1965W 출력으로 소리가 특정 방향에서 들리기보다 실내 전체에서 입체적으로 감싸는 느낌을 줬다. 조용한 실내와 풍부한 음향이 맞물리면서 이동하는 동안 귀로 즐기는 휴식 공간을 만들었다.

천장에서 내려오는 31.3인치 8K BMW 시어터 스크린은 영상과 게임뿐 아니라 화상회의도 지원한다. 좌석과 공조, 조명, 스크린은 뒷좌석 도어의 5.5인치 BMW 터치 커맨드로 조절할 수 있다.

118.1㎾h 배터리를 탑재한 i7 60 xDrive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국내 인증 기준 508㎞다. 최대 250㎾ 급속충전을 지원해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약 28분이 걸린다.

i7 60 xDrive는 운전석에서는 민첩한 조향과 고속 주행 질감을, 뒷좌석에서는 고급 소파 같은 안락함과 입체적인 음향을 제공했다. 승차감과 정숙성은 플래그십 세단의 기대에 부합했지만, 늘어난 화면과 기능을 얼마나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느냐는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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