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완 선생 유족 등 긴급조치 피해자들, 국가배상 민사재심 청구

[서울=뉴시스]권지원 기자 = 고(故)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의 판결을 다시 내려달라며 법원에 민사재심을 청구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긴급조치변호단은 7일 서울 서초구 민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백 소장의 유족 등 긴급조치 피해자와 유족들을 대리해 법원에 국가배상청구소송 민사재심 청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재심 청구는 지난달 8일 시행된 ‘긴급조치 피해자 민사재심 등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조치다.

백 소장은 1974년 고(故) 장준하 선생 등과 함께 ‘개헌청원 100만인 서명운동’을 주도하다, 긴급조치 제1호 위반 혐의로 체포돼 징역 12년을 선고받고 1년 여간 복역했다.

이후 2013년 형사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고, 같은해 9월 대한민국을 상대로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2015년 대법원에서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패소했다.

긴급조치변호단은 “긴급조치가 위헌·무효라는 사법적 판단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들의 실질적인 구제는 오랫동안 가로막혀 왔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2022년 전원합의체 판결로 긴급조치 9호의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고, 2023년에도 긴급조치 1호에 대해서도 같은 취지로 판단했다.

그러나 판례 변경 이전에 이미 패소가 확정된 백 소장 등 피해자와 유족들은 바뀐 판례의 적용을 받지 못했다.

긴급조치변호단은 “양승태 대법원장 재임 당시 대법원은 긴급조치 발령과 적용·집행에 대한 국가배상책임을 부정했다”면서 “이후 대법원장이 구성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의 조사 결과, 이 판결들이 법원행정처 문건에서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한 사례로 소개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며 헌법상 권한을 남용하여 국민에게 중대한 인권침해를 가한 긴급조치의 역사와, 피해자의 권리를 보호해야 할 사법부가 오히려 구제를 가로막은 사법농단이 결코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법원의 신속한 구제 절차 진행을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eakw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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