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디넷코리아]
여러 웹사이트를 열어 정보를 비교하고 다시 앱을 실행해 예약하고 신청하는 번거로움이 줄어든다. 이용자가 원하는 바를 말하면 AI가 필요한 정보를 찾아 비교하고, 예약과 신청 같은 실제 서비스 이용까지 알아서 연결한다. KT가 국내 AI 기업들과 개발 중인 ‘모두의 AI’가 그리는 모습이다.
KT는 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AI 페스타 2026’에서 모두의 AI 서비스와 개발 현황을 공개했다. 이달 클로즈베타테스트(CBT)를 시작해 서비스 완성도를 높인 뒤 오는 12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정식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모두의 AI KT를 컨소시엄에는 다음, 업스테이지, 모티프, NC AI, 솔트룩스, 리벨리온 등 국내 주요 AI 기업이 참여한다. 하나의 LLM이 모든 일을 처리하는 대신 여러 국산 AI 모델과 검색 쇼핑 금융 부동산 교육 등 생활 서비스를 연결해 이용자 요청에 맞춰 필요한 기술과 서비스를 불러오는 구조다.

핵심은 ‘이음 인사이드’다. AI를 한 서비스에 가두지 않고 이용자가 평소 사용하는 다양한 생활 서비스와 연결한다. 검색 결과나 답변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비교와 추천을 거쳐 예약·신청·일정 등록 등 실제 행동까지 이어주는 것이 목표다.
이경남 다음 부문장은 “단순하게 질문에 대한 답변을 주는 게 아니라 답변에 대한 진화를 추구하고 있다”며 “실제 사용자가 원하는 예약이나 일정 등록 같은 행동까지 같이 연결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이용자가 출퇴근 시간과 예산에 맞는 아파트를 찾아달라고 요청하면 조건에 맞는 지역과 단지를 찾아 주변 생활 인프라와 실거래가, 시세 등을 함께 보여준다. 향후에는 여행지를 찾은 뒤 교통편이나 숙박을 예약하는 것처럼 정보 탐색 이후 필요한 행동까지 연결할 계획이다.

국내 행정 민원 서비스를 연결하는 것도 모두의 AI가 겨냥하는 영역이다.
“우리 동네 청년 월세 지원을 받을 수 있을까”라고 물으면 관련 공고와 첨부 문서를 찾아 자격 요건을 분석하고 필요한 절차와 준비 서류를 정리해준다. 복잡한 행정 문서를 이용자가 일일이 찾아 읽지 않아도 필요한 내용을 한 번에 파악할 수 있다.
개인정보가 필요한 신청 업무는 초기부터 AI가 전부 대신 처리하지 않는다. 청년 월세 지원처럼 개인 식별정보 입력이 필요한 경우에는 완성된 신청서를 대신 만드는 것보다 필요한 양식과 작성 방법을 안내하는 방식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이 부문장은 “실질적인 폼과 어떤 형식으로 입력해야 하는지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개인정보를 이용해 그대로 입력된 결과를 반환하는 게 편리하겠지만 개인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있기에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이드만 제공하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약이나 결제처럼 이용자 권한이 필요한 영역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AI가 이용자 의도를 잘못 파악해 원하지 않는 예약을 실행하는 등의 문제를 CBT에서 검증하고, 외부 서비스와 연결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인증과 개인정보 보호 체계도 함께 점검한다.
모두의 AI가 이용자에게는 하나의 서비스처럼 보이지만 뒷단에서는 여러 AI 모델이 각자 잘하는 일을 나눠 맡는다.
업스테이지의 솔라프로4는 고난도 추론과 여러 단계에 걸친 과업, 에이전트 업무 수행에 활용된다. 한국 모델 가운데 처음으로 글로벌 에이전트 리더보드에 진입했으며 이전 모델보다 에이전트 성능을 4.8배 높였다. 글로벌 에이전트 연동 일주일 만에 하루 처리량 700억 토큰을 넘어서는 등 실제 서비스 환경에서 성능과 안정성을 검증했다.
모든 질문에 고성능 모델을 투입하지 않는다. 일상적인 대화와 질의, 대량의 단문 처리는 350억개 매개변수 규모의 경량 모델 솔라미니4가 맡는다. 복잡한 추론에는 솔라프로4를 쓰고 간단한 질문은 솔라미니4로 빠르게 처리하는 식이다.
모티프는 긴 문맥을 이해하고 방대한 자료를 분석하는 작업에 강점을 갖는다. NC AI는 3D 콘텐츠와 음성 사운드 생성 등 특화 영역을 담당한다.
예컨대 청년 월세 지원 질문이 나오면 가벼운 모델이 먼저 이용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공고문을 찾거나 첨부파일을 읽고 자격 요건을 따지는 복잡한 작업은 이에 적합한 모델이 이어받는다. 이용자는 하나의 AI와 대화하더라도 내부에서는 여러 모델이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셈이다.

한지윤 업스테이지 리더는 “사용자는 여러 사이트를 오가는 게 아니라 단순한 대화를 통해 작업을 처리하게 된다”며 “그 뒷단에서는 AI들이 각자의 역할을 나눠 진행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들 모델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역할은 KT가 맡는다. 토큰팩토리가 이용자 질문의 특성과 난이도를 분석해 적합한 모델을 선택하고 연결한다. 단순한 질문까지 크고 비싼 모델에 보내지 않아 불필요한 연산을 줄이는 효과도 노린다.
차경훈 KT 에이전틱AI플랫폼팀장은 “토큰팩토리를 활용하면 토큰을 16~20%가량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며 “모델 라우팅과 캐시, 프롬프트 관련 기술 등을 종합적으로 활용해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면서 연산량과 비용을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정 모델에 종속되지 않는 개방형 구조를 갖춘다. 새로운 국산 AI 모델이 등장하거나 특정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모델을 확보하면 모두의 AI에 추가해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AI를 구동하는 인프라에는 리벨리온의 국산 AI 반도체를 적용한 NPU 클러스터가 활용된다. 생활 서비스부터 AI 모델, 이를 구동하는 반도체까지 국내 기업의 기술을 연결해 서비스 경쟁력과 국내 AI 생태계를 함께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KT는 이달 제한된 이용자를 대상으로 모두의 AI CBT에 돌입한다. 우선 다양한 질문의 의도를 이해하고 적절한 정보를 찾아 답하는 기본 기능과 서비스 안정성을 검증한다.
베타 서비스에서는 날씨와 생활정보를 비롯해 주식, 인물,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를 자연어로 물어볼 수 있다. 특정 기업의 주가 흐름을 질문하면 관련 정보를 종합해 설명하고, 드라마를 검색하면 줄거리와 출연진은 물론 배우의 다른 출연작이나 원작 정보까지 연결해 제공하는 방식이다.
11월에는 이용 대상을 확대하고 12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정식 서비스를 내놓는다. 정식 서비스 이후에는 검색과 답변 중심에서 벗어나 실제 생활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능을 단계적으로 강화한다.
서비스는 다음 계정을 기반으로 시작한다. 제휴 서비스를 이용할 때마다 별도로 로그인해야 하는 불편을 줄이기 위해 계정 연동도 추진한다.
AI 페스타 2026 현장에서는 정식 서비스에 앞서 모두의 AI가 생활 속 서비스와 연결되는 모습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체험 전시 부스가 마련됐다. NC AI 기술을 활용해 이용자가 원하는 캐릭터를 3D 콘텐츠로 생성하고, 만들어진 결과물을 3D 프린터로 실물화하는 체험도 마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