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임단협 다시 원점…잠정합의안 부결

[지디넷코리아]

HD현대중공업 노사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됐다. 내부 반발이 투표 결과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되는 가운데 파업과 성과배분 문제가 다시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2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에 따르면 이날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는 전체 조합원 8100명 가운데 7541명이 참여해 93.10%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반대는 3932명(52.14%)으로 찬성 3588명(47.58%)을 웃돌았다. 무효표는 21표(0.28%)였다.

이번 잠정합의안에는 월 기본급 12만원 인상과 일시금 1100만원+200%, 성과급 지급 등이 담겼다. 출산 축하휴가 확대와 장기근속자 포상 확대, 생산기술직 신규 채용 등도 포함됐다.

임단협 투쟁 중인 HD현대중공업 노조 (사진=HD현대중공업 노조)

다만 기본급 인상폭과 합의 과정 등을 둘러싼 조합원 불만이 부결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2024년과 지난해 각각 기본급 13만원과 13만5000원 인상에 합의했지만 올해 잠정합의안에서는 12만원으로 낮아졌다.

특히 노조가 지난달 29일 예정했던 파업을 철회한 뒤 곧바로 교섭을 재개해 약 14시간의 밤샘 협상 끝에 합의안을 마련하면서 일부 조합원 사이에서는 ‘졸속 합의’라는 반발이 제기됐다. 이번 투표 결과로 이 같은 내부 불만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후속 교섭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첫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만큼 재교섭 과정에서는 기본급 추가 인상과 성과배분 방식 등이 다시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노조가 기존에 요구했던 영업이익 연동 성과 공유안이 재차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임단협 의견 일치안 개표 결과 (사진=HD현대중공업 노조)

교섭이 장기화할 경우 파업 재개 가능성도 변수다. 노조는 올해 교섭 과정에서 부분파업을 이어오다 잠정합의안 도출 직전 파업 계획을 철회했다. 합의안 부결 이후 회사 측의 추가 제시안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다시 쟁의 수위를 높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HD현대중공업 노조 측은 “이번 부결은 호황에 걸맞은 성과분배, 통합 이후 남은 노동 조건의 차이, 더 필요한 제도 개선, 불황에도 흔들리지 않을 고정급 임그체계에 대한 요구가 함께 담겨있다”며 “더 나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다시 교섭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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