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대 유족이 직접 받으러 와야?…6·25 무공훈장 결국 국방부로 ‘반송’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진민아 인턴기자 = 6·25전쟁에 참전한 친척에게 뒤늦게 무공훈장 2개가 수여된다는 연락을 받은 가족이 거동이 어려운 90대 유족을 대신해 훈장을 받으려 했지만, 구청에서 유족이 직접 와야 한다는 이유로 훈장을 전달받지 못하고 국방부로 반송된 사연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외할머니의 오빠가 6·25전쟁에 참전했는데 뒤늦게 무공훈장 2개를 받게 됐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에 따르면 국방부는 A씨 가족에게 연락해 외할머니의 오빠에게 무공훈장 2개가 수여될 예정이라고 알렸다. A씨는 해당 친척이 6·25전쟁에 참전했으며 유해도 찾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훈장을 실제로 전달받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A씨의 외할머니는 현재 90대 중반으로 거동이 어려워 외출이 힘든 상태다. 이에 국방부 측이 가족에게 어느 곳에서 훈장을 받는 것이 편한지 물었고, 가족은 외할머니 거주지 관할 구청에서 A씨의 어머니가 대리 수령하는 방향으로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후 해당 구청 담당자로부터 예상치 못한 연락이 왔다고 했다.

A씨는 담당자가 “다른 지역에 거주하면서 왜 이 구청에서 받느냐”며 불만을 나타냈고, 해당 구청에서 훈장을 받으려면 외할머니가 직접 와야 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가족이 “외출도 못 하는 90대 노인을 어떻게 직접 데려가느냐”라며 항의했지만, 담당자는 결국 훈장을 국방부로 반송하고 예정됐던 전수행사도 취소했다. A씨는 이 같은 내용을 담당 공무원의 문자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후 국방부 측은 가족에게 다시 연락해 다른 전달 방법을 알아보겠다고 했으며, 이 과정에서 사과의 뜻도 전했다고 A씨는 설명했다.

사연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다른 일도 아닌 무공훈장인데 조금 더 예우할 수 없었느냐”는 비판이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규정상 문제가 있었다면 가족에게 설명하고 다른 방법을 찾았어야 한다”, “90대 유족에게 직접 오라고 한 대응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국가를 위해 희생한 사람에게 주는 훈장인 만큼 전달 과정부터 달랐어야 한다”, “국방부에서 직접 방문해 전달하는 방법도 있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다만 A씨는 당장 민원을 제기하기보다는 먼저 정확한 절차를 확인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가족이 구청을 찾아 수령 절차를 확인한 뒤, 담당자의 처리가 독단적인 결정이었다면 사과를 요구하고 이후 대응을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A씨는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다른 것도 아니고 국가에서 무공훈장을 준다고 연락해온 일인데 너무 당황스럽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어린 나이에 전쟁에 나간 오빠를 잃은 외할머니가 알면 더 슬퍼하실 것 같아 아직 이번 일을 말씀드리지 않았다”며 “그렇게 받는 훈장인데 이런 식으로 처리된 것이 생각할수록 속상하고 마음이 무겁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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