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호떡 팔던 한국인들 어쩌나”…日, 외국인 규제 강화에 ‘불똥’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진민아 인턴기자 = 일본에서 외국인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현지에서 장사하거나 일하는 한국인들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13일 구독자 약 54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경제원탑’에는 이명찬 박사가 출연해 일본의 외국인 규제 강화 움직임과 그 배경을 설명했다.

일본 국내정치에 정통한 이 박사는 최근 일본 사회에서 자국민을 외국인보다 우선해야 한다는 이른바 ‘재팬 퍼스트(Japan First)’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일본 국민들이 굉장히 보수화돼 가고 있다”며 미국의 ‘아메리카 퍼스트’처럼 자국민을 우선하는 여론이 일본에서도 커지고 있다고 봤다.

이 같은 분위기는 외국인들의 일본 체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것이 외국인이 일본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 받는 ‘경영·관리 비자’다.

이 박사는 “지금까지는 500만엔이 통장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식으로도 가능했다”며 과거에는 비교적 적은 돈으로 비자 발급 조건을 맞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조건이 크게 까다로워졌다는 것이다. 이 박사는 “이제는 3000만엔을 통장에서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기존 500만엔에서 3000만엔으로 필요한 자금 규모가 크게 늘어난 셈이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 소규모 가게를 운영해 온 외국인 자영업자들이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한국인이 많이 모여 있는 도쿄 신오쿠보 상권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봤다. 이 박사는 “신오쿠보에서 떡볶이나 호떡을 파는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있다”며 “이런 사람들은 이번 제도로 인해 전부 튕겨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이 외국인 규제를 강화하는 데에는 중국 자본에 대한 경계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 자본들이 일본 부동산을 많이 사들이고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한 움직임이 커지는 과정에서 한국인들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봤다. 중국인을 겨냥한 규제가 다른 외국인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일본은 그동안 부족한 일손을 외국인 노동자에게 크게 의존해 왔다.

이 박사는 “일손이 부족하면 봉급이 올라가야 하는데, 일본은 그동안 외국인에게 낮은 임금을 주면서 이를 눌러왔다”고 말했다. 외국인 노동자를 받아들이면서 기업들이 임금을 크게 올리지 않고도 부족한 인력을 채울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또 일본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고용 유지 자체를 중시하는 분위기가 오랫동안 이어졌다며 “회사가 무너지지 않고 유지해주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라는 인식이 30년 가까이 고정화됐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규제를 지나치게 강화할 경우 오히려 일본의 인력난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분야가 노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사람을 돌보는 ‘개호’다. 이 박사는 “가장 심각한 게 개호”라며 외국인 노동자가 빠질 경우 남아 있는 인력의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인 인구가 30%에서 40%까지 육박하는 상황에서 개호는 반드시 필요한 분야”라며 외국인 규제 강화가 오히려 일본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현지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한 의사가 해당 정책을 두고 “이게 도대체 뭐 하는 짓이냐. 일본을 망하게 하고 있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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