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최근 창극 관객층이 젊어지고, 새로운 연령층이 유입된 것처럼, 대중의 국악관현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축제가 관객들이 국악관현악에 대한 진면목과 매력을 전하는 장이 될 것입니다.”
국립창극단 소속 소리꾼 이소연은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4회 대한민국국악관현악축제 제작발표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축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날 함께 ‘사랑가’를 선보인 소리꾼 이광복 역시 “국악관현악축제는 우리 음악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라며 “이번 축제를 통해 우리 음악이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관객이 체감하고, 음악적 장르가 폭넓게 확장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세종문화회관은 다음달 6일부터 17일까지 M씨어터에서 제4회 ‘2026 대한민국국악관현악축제’를 개최한다. 2023년 시작된 이 축제는 전국의 국악관현악단이 한자리에 모여 음악적 성과와 새로운 시도를 선보이는 최대 규모 플랫폼이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이번 축제에 대해 “국악이 전체 예술 중에서 비주류적 위치에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런 활동들이 모여 한 공간에서 연주회를 이어간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관객들과 국민들에게 이 가치가 잘 전달돼 국악관현악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올해는 KBS국악관현악단(10월 6일)을 시작으로 평택, 안산, 진주, 중앙, 강원, 성남,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부산, 천안, 서울시국악관현악단(10월 17일) 등 11개 단체가 차례로 무대에 올라 국악관현악의 오늘을 보여준다.
이번에는 특히 전통의 틀을 깨는 파격적인 협업이 두드러진다. 비파·마두금 등 동아시아 전통악기는 물론 첼로, 바이올린, 재즈 색소폰 등 서양 악기와의 조화를 시도한다.
진주시립국악관현악단과 협연하는 해금 연주자 강은일은 “뿌리가 깊을수록 더 많은 가지를 뻗을 수 있다”며 “동시대 작곡가와 연주자가 서양 악기 등 다양한 장르와 함께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 나간다면 국악이 훨씬 더 넓은 세계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7일 무대에 오르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비트박스 협연 또한 눈길을 끈다.
이승훤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은 “비트박스가 과연 어울리느냐는 우려가 우리 내부에도 있었지만 국악기가 자연의 재료를 최소한으로 가공한 소리이듯 비트박스 역시 사람의 몸으로 내는 자연의 소리여서 훌륭한 조화를 이뤘다”며 “장르의 확장은 현대 음악에서 필연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라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축제를 이끄는 박범훈 작곡가 겸 위원장은 “어떻게 하면 한국적이면서 동시대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작곡자로서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다. 너무 새롭게 하면 정체성이 없어지고, 또 정체성을 많이 살리다 보면 전통 음악이 되어 버린다”면서도 “그래도 국악 관현악의 폭이 많이 넓어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8년 전 평양의 교향악단을 지휘하러 갔던 당시를 떠올렸다. “평양에선 연주자들이 한복을 입고 ‘첼로라는 좋은 악기를 우리 악기로 복종시킨다’고 하더라구요. 우리도 외국 악기를 갖다 쓰지만 한국의 악기화 해서 쓰려고 하고 있습니다.”
박 위원장은 “전통 악기도 그 악기가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우리 악기화 됐다”며 “어느 나라에서 왔느냐가 아니라 그 악기가 어떻게 우리 음악을 연주하는 악기로 변화됐는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김희선 축제위원은 이번 축제가 국악 대중화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위원은 “국악관현악이 60년 동안 성장하며 이제는 성숙의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이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대중의 새로운 감수성 개발이다. 국악이 단지 국악인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것’이라는 인식이 이번 축제를 통해 시민들에게 닿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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