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디넷코리아]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중 하나인 티로신의 혈중 농도가 높은 남성일수록 사망 위험이 높고 수명이 짧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여성에서는 같은 연관성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아 성별에 따라 티로신이 수명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가능성도 제기됐다.
최근 미국 조지아대학교 등에 따르면 홍콩대학교와 조지아대학교 공동 연구진은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27만2475명의 건강·유전정보를 분석해 혈중 티로신과 페닐알라닌 농도가 수명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조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에이징’에 게재됐다.
티로신은 우리 몸에서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가운데 하나다. 육류와 생선, 달걀, 유제품, 콩 등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에 자연적으로 들어 있다. 체내에서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등의 원료로도 사용된다. 집중력이나 인지 기능 향상을 내세운 일부 건강보조식품의 성분으로도 쓰인다.

연구진은 먼저 혈중 티로신과 페닐알라닌 농도를 측정한 참가자 27만2475명을 대상으로 사망 기록을 분석했다. 이 가운데 남성은 12만5359명이었으며 전체 참가자 가운데 2만3964명이 추적 기간 중 사망했다.
분석 결과 혈중 티로신 농도가 1표준편차 높아질 때 남성의 전체 사망 위험은 약 3%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여성에서는 티로신 농도와 전체 사망 위험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관찰연구만으로 티로신 자체가 수명에 영향을 미쳤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생활습관이나 건강 상태 등 다른 요인이 티로신 농도와 사망 위험에 동시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진은 유전적 차이를 이용해 특정 요인과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하는 ‘멘델 무작위화’ 분석을 추가로 실시했다.
연구진은 혈중 티로신과 관련된 유전적 변이를 찾아 이들 변이가 수명과 어떤 관계를 보이는지 분석했다. 특히 티로신의 전구체인 페닐알라닌의 영향을 함께 고려하는 다변량 멘델 무작위화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유전적으로 예측된 티로신 수치가 높은 남성은 수명이 약 0.91년 짧은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5% 신뢰구간은 0.21~1.60년이었다.
여성에서도 수명이 0.36년 짧아지는 방향은 나타났지만 95% 신뢰구간이 -0.96~0.23년으로 0을 포함해 통계적으로 명확한 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
반면 페닐알라닌은 티로신의 영향을 함께 고려하자 남성과 여성 모두에서 수명과 뚜렷한 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 결과를 토대로 티로신과 수명 사이에 성별에 따른 차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다만 남녀 간 차이가 왜 나타나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연구진은 티로신 대사와 관련된 생물학적 경로와 성별 차이를 추가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를 티로신이 들어 있는 음식이나 보충제를 먹으면 남성의 수명이 약 1년 줄어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연구진이 참가자들에게 티로신 보충제를 투여하고 수명을 비교한 임상시험이 아니기 때문이다. 0.91년이라는 수치 역시 특정 양의 티로신을 섭취했을 때 줄어드는 수명을 의미하지 않고, 유전적으로 예측된 혈중 티로신 농도 차이에 따른 효과를 통계적으로 환산한 결과다.
연구진은 혈중 티로신 농도가 높은 사람에서 티로신을 낮추는 것이 수명 연장에 도움이 될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이를 실제 식이요법이나 보충제 섭취 지침으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홍콩대학교의 자오 지에 연구팀과 조지아대학교 연구진이 수행했으며, 2025년 10월 3일 국제학술지 ‘에이징’에 ‘장수에서 페닐알라닌과 티로신의 역할: 코호트 및 멘델 무작위화 연구’라는 제목으로 발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