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동부 작센안할트 주(州)의회 선거에서 극우 성향의 독일대안당(AfD)이 압승을 거둔 것에 “깊은 충격”을 표했다. 다만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며 직을 내려놓을 뜻은 없음을 시사했다.
메르츠 총리는 7일(현지 시간) 베를린에서 소속당 기독민주당(CDU)의 작센안할트주 총리 후보인 스벤 슐체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선거 결과는 작센안할트뿐 아니라 독일 전체를 바꿔놓았다”며 “우리 모두 깊은 충격을 받았다. 이런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반(反)이민·친(親)러시아 성향의 AfD는 6일 치러진 작센안할트 주의회 선거에서 창당 이래 최고 득표율인 43.8%를 기록하며 압승했다. 반면 CDU는 17.2%에 그치며 2위를 차지했다. AfD는 2021년 직전 선거 대비 득표율을 두 배 이상으로 끌어올린 반면, CDU는 반토막이 났다.
메르츠 총리는 “유권자의 거의 60%가 민주주의에 의문을 제기하는 정당을 선택했다”며 “CDU가 수년만에 겪은 가장 심각한 패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냥 넘어갈 수는 없다”며 “그에 따른 결과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르츠 총리는 수개월째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잇따라 최저치를 찍고 있다. 최근 RTL과 n-tv가 실시한 ‘트렌드 바로미터’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8%가 “메르츠 총리가 예상보다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포르자 조사에서는 CDU·기독사회당(CSU) 지지자의 59%가 국정 운영에 실망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르츠 총리는 “우리나라는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며 “흔들림 없이 국정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참패의 원인 중 하나로 정책 홍보 부족을 꼽으면서 “더욱 설득력 있는 정책 서사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가 파괴와 근본적인 변화를 갈망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타협의 필요성을 더욱 강조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AfD의 주정부 집권 가능성에 대해서도 국민을 안심시키려 했다. 메르츠 총리는 “‘연방 충성’ 원칙에 따라 주정부는 연방정부가 정한 노선을 따라야 한다”며 “이는 외국인 및 이민 정책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AfD는 전체 83석 중 39석을 차지해 단독 과반은 넘지 못했지만, 5석을 확보한 소수정당 극좌 성향의 자라바겐크네히트동맹(BSW)과 연립정부를 구성하거나 타당 의원을 포섭하는 방식으로 집권을 노리고 있다. 이 경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극우가 주정부를 이끄는 첫 사례가 된다.
성공할 경우 AfD의 울리히 지그문트가 작센안할트 주총리를 맡게 된다.
이번 선거 참패를 두고 CDU 내에서 작센안할트 주당 지도부 전체 사퇴와 조기 재선출을 요구하는 등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그러나 슐체 주당 위원장은 “작센안할트뿐 아니라 독일 전체를 뒤흔든 날”이라면서 “CDU에서 AfD로 이탈하는 의원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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