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디넷코리아]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사업 변화를 실적에 반영하기 위해 11년 만에 공시 체계를 개편했다. AI 인프라 투자 부담이 빠르게 커지는 가운데 ‘애저’ 분기 매출을 처음 공개하면서 향후 클라우드 사업의 성장 규모와 투자 성과에 대한 시장의 검증도 한층 구체화될 전망이다.
3일 MS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027회계연도 사업부문 및 투자자 지표’ 자료에 따르면 MS는 기존 3개 보고 사업부문을 ‘에이전트 및 인프라’와 ‘디바이스 및 컨슈머’ 등 2개로 재편한다. 새 체계는 2027회계연도 1분기(7~9월) 실적부터 적용된다.

MS는 기존에 생산성 및 비즈니스 프로세스,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퍼스널 컴퓨팅으로 사업 실적을 구분했다. 하지만 AI가 업무용 소프트웨어와 개발 도구, 보안, 클라우드 인프라 전반에 적용되면서 기존 사업부문만으로 제품 간 연계와 수익 구조를 설명하기 어려워지자 이처럼 체계를 바꿨다.
에이전트 및 인프라 부문에는 애저와 마이크로소프트365(M365) 클라우드, 생산성·서버 라이선스, 산업 솔루션, 컨설팅·지원 사업이 포함된다. 디바이스 및 컨슈머 부문은 검색·광고와 엑스박스, 윈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기기 사업으로 구성된다.
새 기준을 소급 적용한 2026회계연도 에이전트 및 인프라 부문 매출은 2681억2700만 달러로 전년보다 22.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3.1% 늘어난 1363억65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마이크로소프트 전체 매출의 80.8%, 영업이익의 87.8%가 이 부문에서 발생했다.
반면 디바이스 및 컨슈머 부문 매출은 637억1200만 달러로 1.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은 6.5% 늘어난 188억7200만 달러였다. 매출과 영업이익 비중은 각각 19.2%, 12.2%로 에이전트 및 인프라 부문과 큰 격차를 보였다.
에이전트 및 인프라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50.9%로, 디바이스 및 컨슈머 부문의 29.6%보다 21.3%포인트 높았다. 다만 애저와 M365, 서버 라이선스, 산업 솔루션, 컨설팅·지원 사업이 함께 포함돼 개별 AI 제품의 매출과 수익성은 확인하기 어렵다.

MS는 이번에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의 매출도 별도 공개해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분기 실적에서 성장률만 제시해 온 애저의 매출 규모를 처음 확인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새 기준으로 계산한 2026회계연도 4분기 애저 매출은 294억17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2% 증가했다. 연간 매출은 1019억3800만 달러로 집계돼 1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애저의 분기 매출이 공개되면서 글로벌 클라우드 3사의 외형을 비교할 수 있는 기준도 마련됐다. AWS와 구글클라우드는 매출액을 공개해 왔지만 MS는 애저 성장률만 제시해 직접적인 비교가 어려웠다. 다만 3사가 클라우드 매출에 포함하는 제품과 서비스 범위가 달라 수치만으로 경쟁력을 판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MS는 애저 매출 집계 대상도 사용량 기반 클라우드·AI 인프라 중심으로 조정했다. 기존 애저 실적에 포함됐던 깃허브 클라우드와 기타 개발자 클라우드 서비스, 시큐리티 코파일럿 매출은 M365 상용 클라우드로 옮겼다. 헬스케어·생명과학 클라우드 매출은 산업 솔루션에 편입했다.
온프레미스 기반 깃허브와 기타 개발자 서비스 매출도 기존 서버 제품에서 M365 상용 제품으로 이동했다. 이에 따라 유료 깃허브 이용자는 M365 상용 좌석 증가율에 포함됐다. 깃허브 조직을 M365에 통합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별 매출과 이용자 지표의 분류 기준을 바꾸는 조치다.
공시 기준 변경에 따라 2026회계연도 M365 클라우드 매출은 1002억9900만 달러로 다시 집계됐다. 깃허브 유료 좌석이 추가되면서 M365 상용 좌석 증가율은 기존 6%에서 7%로 높아졌다. 애저 연간 성장률은 일부 서비스가 제외되면서 41%에서 40%로 낮아졌다.
산업별 소프트웨어와 광고 사업의 집계 방식도 달라졌다. 다이내믹스365와 링크드인 인재·영업 솔루션, 헬스케어·생명과학 클라우드는 산업 솔루션으로 통합했다. 링크드인 마케팅 솔루션과 프리미엄 구독 매출은 검색·광고 실적에 포함시켰다. 기존에 따로 제시했던 링크드인과 다이내믹스365 성장률은 새 투자자 지표에서 빠졌다.
MS는 2027회계연도 1분기 전체 매출 전망을 기존 898억5000만~909억5000만 달러로 유지했다. 에이전트 및 인프라 부문 매출은 751억5000만~757억5000만 달러, 디바이스 및 컨슈머 부문은 147억~152억 달러로 예상했다. 같은 기간 자본지출은 500억 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애저 매출은 고정환율 기준 44~45%, M365 상용 클라우드 매출은 약 1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수치는 지난 7월 29일 발표한 전망을 새 공시 기준에 맞춰 재분류한 것으로, 당초 제시된 전체 매출과 비용, 영업이익률 전망에는 변동이 없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는 “AI는 우리가 무엇을 만들고 어떻게 운영하는지를 바꾸고 있으며 제품 간 경계와 사업모델도 재편하고 있다”며 “이제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이 수행하려는 업무의 전체 과정을 연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